[발언대] 학교 선거 민주적으로 치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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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새 학기를 맞아 초.중.고마다 임원선거가 한창이다. 학생들은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가 무엇이고 선거가 민주주의 체제에서 어떤 기능을 하며 왜 중요한지를 체험하게 된다.

때문에 학교 선거는 민주선거의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입후보한 학생들에게는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방법을, 유권자인 학생들에게는 올바른 선택방법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학교 선거는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친구들에게 음식물을 접대하거나 선물을 주는 등 부정한 선거운동이 난무한다. 돈이 많이 드는 현수막이나 선전벽보 등 학교 선거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들도 등장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학교가 부당한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들을 제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당선만 되고 보자' 는 사고방식이 판친다. 선거관리 기구도 유명무실하다. 학생들로 구성된 '선거관리위원회' 가 있기는 하나 지도교사의 투.개표 관리를 보조하는 데 불과하다.

어떤 선거든지 올바르게 치르기 위해선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법' 과 이런 법을 공정하게 집행할 '기관' 이 필수적이다. 그래야만 후보는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유권자는 양심에 따라 최적의 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선진 민주사회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말로만 민주주의를 떠들 일이 아니다. 어린이들에게 민주주의 훈련을 꾸준히 시켜야 한다. 학교 선거는 단순히 학생회장을 뽑는 게 아니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체험하게 하는 기회이며 미래의 공직선거를 예측케 하는 거울이다.

강덕원 <여수시 선거관리위 지도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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