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 u-시티 모델로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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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강성욱 시스코 아시아총괄 사장이 최근 서울 삼성동의 사무실에서 지능형 도시화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시스코코리아 제공]

미국의 세계 최대 네트워크장비업체인 시스코(Cisco)는 지난달 ‘스마트+커넥티드 커뮤니티(Smart+Connected Communities) 시스코 글로벌 센터’라는 개념을 구체화해 공개했다. 내년 인천 송도에 120명의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글로벌 센터를 열고 지능형 도시화 사업의 전초기지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는 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이 지난해 4월 방한해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이 추진 중인 ‘지능형 도시화’ 사업에 20억 달러(약 2조2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내용의 후속작업이다.

시스코의 첫 한국 대규모 투자와 관련해 이 대통령과 챔버스 회장의 만남을 주선한 인물이 강성욱(49) 시스코 아시아총괄 사장이다. 강 사장은 1990년대 30대 초반부터 한국탠덤(90년)·한국컴팩(97년) 등 미국계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의 한국지사장을 지냈다. 2002년 시스코의 싱가포르 아시아 본사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06년부터 아시아총괄 사장으로 일해 왔다. 투자 계획 발표 1년을 맞아 후속 정지작업을 위해 방한한 강 사장을 만났다.

-투자 계획을 발표한 지 1년간의 성과는.

“시스코는 IFEZ를 아시아지역의 지능형 도시개발 사업의 모델로 삼길 원한다. 내년에 송도에 문을 열 글로벌센터에서 사업을 본격 지휘할 생각이다. 우선은 IFEZ 지역 내에 적용 가능한 새로운 ‘유비쿼터스(u)-시티’ 서비스 모델을 개발해 제공하면서 협력사들과 함께 이를 전 세계에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IFEZ 내에서는 어떤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나.

“8월 개교 예정인 송도국제학교의 경우 시스코의 영상회의시스템을 통해 해외 유명 교수들의 수업을 교실에서 집에서 접할 수 있게 하겠다. 거주하는 아파트의 경우 승강기에 타면 신원을 자동 인식해 몇 층인지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저절로 서는 식의 첨단 자동화 장치를 심겠다.”

-시스코가 미래도시 개발 사업의 거점으로 인천을 선택한 이유는.

“인천이라기보다 한국을 선택했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원래 인도를 큰 사업의 시범 지역으로 여겼다. 하지만 광대역 인프라가 잘 구비돼 있고, 기술력과 첨단 정보기술(IT) 수용력 등은 한국이 더 컸다. 첨단기술 개발과 활용을 위한 정부 의지도 확고했다. 이런 점을 챔버스 회장에게 거듭 설득했다.”

-1년 동안 어려웠던 점은.

“IFEZ의 미래와 시스코의 노력에 대한 긍정적 시선이 필요하다. 지능형 도시화 사업은 장기 프로젝트다. 챔버스 회장은 지난해 발표한 5년간 20억 달러의 투자가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 돈이 들어가 성공적 사업으로 평가되면 추가 투자가 있을 것이다.”

-시스코의 아시아 허브 데이터센터 유치도 추진한다던데.

“한국의 IFEZ 사업 진척과 맞물려 있다. 시스코 미국 본사에서 이 사업을 어떻게 중간 평가해 줄지 궁금하다. 확실한 건 본사에서도 한국 정보통신기술(ICT)의 성장 속도를 눈여겨본다는 점이다.”  

문병주 기자

◆u-시티(ubiquitous city)=유비쿼터스는 ‘물이나 공기처럼 시공을 초월해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뜻의 라틴어. u-시티는 장소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자유롭게 유·무선망을 통해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차세대 IT 도시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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