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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복제 주장 '라엘리안 무브먼트' 창시자 내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라엘리언 무브먼트(Raelian Movement)란 종교집단을 만든 프랑스인 클로드 라엘(55)이 인간복제를 주장하기 위해 입국(본지 8월 29일 31면), 국내 기독교계의 강한 비판과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외계인이 민간을 창조했다고 주장하는 라엘은 지난 27일 자신의 저서 『yes!

인간복제』란 책의 국내출간에 맞춰 내한했다. 라엘은 체한 중 라엘리언 무브먼트와 인간복제의 사상을 전파하기 위한 대중강연회 등을 가질 예정이다. 라엘은 최초의 인간복제회사인 '클로나이드' 의 대표. 라엘리언 회원 수는 전세계적으로 5만여명, 국내에는 2천여명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라엘리언 무브먼트' 의 종교집단적 속성이다. 라엘은 1975년 UFO를 타고온 외계인을 따라 외계 혹성을 다녀왔다며 '국제 라엘리언 무브먼트' 란 조직을 만들었다.

그는 '엘로힘(Elohim)' 이라 불리는 외계인이 인간을 창조한 신(神)과 같은 존재며, 엘로힘이 인간을 창조한 방법이 곧 '인간복제' 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첨단과학의 발전으로 인간복제가 가능해진 현 시점에서 인류는 스스로를 복제함으로써 영원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종교적 해석에서 라엘은 인간복제를 주장하고 있고, 실제로 클로나이드라는 회사를 만들어 인간복제를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라엘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이르면 6개월, 늦어도 1년 안에 복제인간이 태어날 것" 이라고 호언했다.

이에 대해 기독의사모임인 '한국누가회' 박상은 이사장(안양병원)은 "라엘리언의 주장은 단순한 과학기술.생명공학의 문제가 아니라 신앙의 문제이기에 기독교계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며 "기독교와 시민운동단체가 연대하는 운동을 펴나가겠다" 고 밝혔다.

유일신인 창조주 하나님을 부인하고, 창조주가 만든 신성한 인간 생명을 인간이 마음대로 만들어낸다는 것이 "기독교 사상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는 지적이다.

박이사장은 또 "온전한 인간을 똑 같이 복사해 내는 인간복제는 장기 일부를 만들어내기 위한 배아복제와는 또 다른 차원이다. 따라서 배아복제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생명공학계나 의학계라도 인간복제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야 하며, 나아가 정부와 시민단체들은 인간복제를 금지하는 '생명윤리기본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 고 강조했다.

성서학자 배철현(한님성서연구소)박사는 "엘로힘이란 구약성경 창세기에 등장하는 창조주의 이름인데, 그런 존재를 외계인이라 주장하는 것은 근거가 없는 얘기다. 또 인간이 스스로의 과학적 능력으로 영생을 얻는다는 것도 비(非)성서적이다" 라고 규정했다.

교계에서 경계하는 또다른 대목은 라엘이 '미국에서 인간복제가 금지되자 우리나라에서 인간복제를 추진하려고 한다' 는 소문이다. 라엘은 기자회견에서 이를 부인했지만, 교계에선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클로나이드 국내 관계자는 "라엘리언 무브먼트 회원들은 인간복제가 영원한 삶에 이르는 방법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누구나 인간복제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에서의 인간복제 추진설에 대해 "라엘이 '한국에서 복제를 추진하고 있지 않다' 고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한국에선 이를 금지하는 법이 없기에 추진할 수도 있는 것" 이라고 덧붙였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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