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박재홍·심정수 불꽃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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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현대의 거포 박재홍.심정수가 부진을 털고 연일 신들린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두 선수의 분발은 시즌 후반기 침묵했던 현대의 중심 타선에서 유난히 돋보였다. 박선수와 심선수는 지난주 각각 18타수 8안타(0.444)와 16타수 8안타(0.500)의 고감도 타격으로 팀의 30타점 가운데 8타점을 일궈냈다. 특히 지난 26일 경기에서는 결승타를 합작하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이들이 부진을 벗어나는 데는 나름대로의 비법이 있었는데….

◇ 마음을 비워라

1996년 데뷔한 박재홍은 30홈런.30도루를 세번이나 기록한 호타준족의 대명사.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30-30 클럽에 가입하려는 의욕이 앞선 나머지 시즌 초반부터 슬럼프에 빠졌다.

보통의 타자들이 시즌 초반 타율을 벌어놓았다 차츰 까먹는데 비해 박선수는 4월 말 가까스로 2할대 타율에 오를 정도로 시작부터 타격 기근에 시달렸다. 후반기에도 박선수의 타격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홈런 욕심이 지나쳐 공을 가리지 않고 방망이가 나간 탓이다.

그러나 정확한 타격에 더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박선수는 서서히 제 컨디션을 찾았다. 특히 "슬럼프일 때 삼진은 독약" 이라며 싫어하는 코스의 볼에는 절대 스윙을 하지 않았다.

박선수는 지난 10일 수원 롯데전 4타수 3안타를 기점으로 정상 궤도에 올랐고, 15일 인천 SK전을 시작으로 홈런포도 재가동했다.

◇ 체력은 국력

심정수는 지난 6월 부상 이후의 한달간 결장으로 잃어버린 타격 감각을 되찾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 속에 8월 초반까지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심선수 스스로 "투수들의 유인구에 속수무책" 이라고 인정할 정도로 삼진이 많았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체력 고갈로 슬슬 힘이 달려 부진할 때 심선수는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다져진 체력을 기반으로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심선수는 지난 19일 잠실 LG전 이후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심선수는 보약은 입에 대지 않고, 수원 홈경기 직전 반드시 30분 이상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든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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