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40대 초반, 여-30대 후반 이혼 가장 많이 하는 연령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남자는 40대 초반, 여자는 30대 후반. 통계청이 밝힌 ‘이혼 위험 연령대’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한 부부는 12만3999건(쌍)으로 2008년 11만6535건보다 7464건(6.4%) 증가했다. 2003년 16만6617건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던 이혼이 6년 만에 다시 늘어난 것이다.


통계청 김동회 인구동향과장은 “이혼숙려제가 2008년 6월 시행되면서 그해 이혼건수가 크게 줄어 지난해 이혼건수가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며 “그러나 건수 자체는 2007년의 12만4072건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혼숙려제란 성급한 이혼을 막기 위해 이혼 의사를 확인한 뒤 미성년 자녀가 있을 경우 석 달간, 없을 경우 한 달간, 당사자들이 깊이 생각해 보게 하는 제도다.

이혼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남자의 경우 40대 중반(40~44세)으로 2만4609명, 여자의 경우 30대 후반(35~39세)으로 2만5269명이었다. 55세 이상 이혼자도 남자 1만6843명, 여자 8755명에 달했다. 평균 이혼 연령은 남자 44.5세, 여자 40.7세로 전년보다 0.2세 상승했다. 10년 전인 1999년과 비교해 남자는 4.5세, 여자는 4.3세 상승해 이혼 시기가 갈수록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과장은 “초혼 연령이 상승한 데다 20년 이상 동거 부부의 이혼 비중이 증가한 데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주된 이혼 사유는 성격 차이가 46.6%로 가장 많았고, 경제 문제가 14.4%로 그 뒤를 이었다. 가족 간 불화, 성격 차이 등의 사유는 전년보다 다소 줄었으나 배우자 부정과 경제 문제는 늘었다. 지난해 이혼한 부부 중 55.2%인 6만8500쌍은 20세 미만의 미성년 자녀를 두고 있었다.

한국인과 외국인 부부의 이혼은 지난해 1만1692건으로 전년보다 3.9% 늘었다. 그러나 증가율은 예년에 비해 크게 둔화하면서 7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이혼은 지난해 8300건으로 4.2%, 한국인 여성과 외국인 남성의 이혼은 3392건으로 3.0% 각각 증가했다. 한국인 남성과 이혼한 외국인 여성의 국적은 중국 5562명, 베트남 1292명의 순이었다. 한국인 여성과 이혼한 외국인 남성의 국적은 일본 1628명, 중국 164명, 미국 263명이었다.

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인 조(粗)이혼율은 지난해 2.5건으로 2008년(2.4건)보다 0.1건 증가했다. 이는 일본(1.99건)보다 높지만 미국(3.5건)보다는 낮은 것이다. 배우자가 있는 사람 1000명(500쌍)당 이혼건수인 유(有)배우 이혼율은 5.1건으로 전년보다 0.3건 증가했다. 유배우 이혼율이 5.1건이라는 것은 500쌍 중 5.1쌍이 이혼했다는 것으로, 100쌍당 1.02쌍꼴로 이혼했다는 뜻이다.

허귀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