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林통일 해임에 '아리송한 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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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자민련은 24일 임동원 통일부 장관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의 신당동 자택에서 인천공항까지 JP와 동승했던 이완구 총무는 '해임건의안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 는 질문에 "당 분위기가 거기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상황인식은 어제와 마찬가지" 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민족의 명운이 걸린 대북 문제를 특정 사람에게 의존해선 안된다" 며 林장관이 스스로 물러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변웅전(邊雄田)대변인도 "통일부 장관은 자진 사퇴하라" 는 논평을 다시 냈다.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林장관이 오장섭(吳長燮)전 건교부장관보다 훨씬 더 경질 이유가 많다" 는 지적도 있었다.

이런 와중에 JP가 이완구(李完九)총무에게 "공동정권이 공조하고 있다는 점을 항상 유념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는 대목이 공개됐다. 미묘한 해석이 가능한 얘기였다.

'JP가 한발 비켜서는 것 아니냐' 는 의혹이 제기되자 자민련의 고위당직자는 "여권 핵심부에 대한 립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고 말했다.

李총무는 "JP가 말한 공조는 당리당략적 공조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공조라는 뜻" 이라고 주장했다.

JP의 진심은 과연 어느 쪽일까. 23일 골프를 함께 치고 저녁에 JP의 집에서 바둑을 뒀던 민주당 최명헌(崔明憲)의원의 전언이 해답일 수 있다.

崔의원에 따르면 JP는 "대변인실에서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논평으로)냈다" 며 역정을 냈다는 것이다.

자민련 당직자는 "자민련을 통해 DJ를 압박하고 정작 JP 자신은 한발 비켜 있으려는 것" 이라며 "그래야 귀국 후 있을 DJP회동에서 운신이 지유로울 수 있지 않겠느냐" 고 말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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