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영수회담 조건부 수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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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진실성과 신뢰의 바탕 위에서 국민을 위하는 영수회담을 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며, 그럴 경우 나는 언제든지 대통령과 만날 것" 이라고 말했다.

李총재는 "그러나 국민에게 실망만 안겨줄 회담이라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며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제의한 뒤 진지한 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협의하자는 제의가 한번도 없는 점 등에 비춰 과연 진실한 회담을 할 의사가 있는지 의문" 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축전 방북단의 일탈 행동과 관련, "이번 사태에 대해 정부는 분명히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하며 실정법을 위반한 좌경 세력에 대해선 단호한 법적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고 강조했다.

李총재는 "정권이 누구 하나 책임 지우지 않고 좌경 친북세력을 보호하면서 이 사태를 비판하는 국민과 야당에 색깔론을 뒤집어씌울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고 말했다.

그는 언론사 사주 구속에 대해 "형사법 원칙인 불구속 수사를 무시하고 언론사주를 구속, 위협을 가하는 것은 전형적인 언론탄압의 모습" 이라며 "대통령은 언론 사태를 기획하고 배후에서 조종했던 측근들을 물리쳐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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