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들 서비스경쟁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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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난달초 전주시 덕진구 송천초등학교.송천동 주민들이 주민체육대회를 열고 있는 운동장 한켠에는 의사 ·간호사 2명이 부상자를 치료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친절 병원’이미지 구축을 위해 이지역 고려병원이 주민체육대회마다 찾아다니며 펼치는 ‘무료 이동병원’이다.

병원 서비스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의약분업이후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아직도 대학병원등 종합병원에는 환자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중소형,지방으로 갈수록 앉아서 환자를 받던 종래 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

고려병원의 경우 무료 이동병원뿐 아니다.응급실 정문에 직원 2명을 고정 배치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짐 운반과 입원 수속 절차를 해 주고 있으며 병원에서는 보기 드물게 7층에 레스토랑을 만들어 환자 가족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또 전주시 덕진구 진북동 서강정형외과는 환자들에 대한 애프터 서비스로 명성을 얻고 있다.퇴원한 환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후휴증 등 불편한 사항이 없는가 확인하고 이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아 무료로 치료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 병원은 퇴근시간이라고 환자를 문전박대하는 일도 없다.진료상담 시간 제한을 폐지,문 닫는 시간이 오후 7시이나 10시를 넘기기 일쑤다.또 거동이 불편해 병원을 찾기 힘든 환자들에 대해서는 직접 집을 방문해 치료를 해 주고 있다.

충남 부여군 규암면에 있는 부여노인병원은 지난달 환자 관광용 버스(35인승)를 구입했다.병원측은 한달에 한번씩 이 버스에 환자를 태우고 3시간 정도 부여읍내와 백마강 일대 관광을 시켜주고 있다.

“3개월 이상 장기 입원해 있는 환자들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해 버스를 구입했다”는게 병원측 얘기다.

충남 공주의료원은 32억원을 들여 2003년까지 1백병상 규모의 노인전문병동을 새로 짓고 노인간병인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이 의료원 구자원(55)관리과장은 “외래환자 하루 2백20명 가운데 60%이상,입원환자의 70%가 60세 이상 노인”이라며 “현재 60여억원에 이르는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특화된 의료서비스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전주 ·대전=서형식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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