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살리려면 5조 지원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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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반도체 단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이닉스 반도체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3조원의 출자전환과 회사채.리스채 만기연장 등 모두 5조원의 채무를 재조정하고 3천억원 정도의 신규자금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의 주요 채권은행은 하이닉스의 현금 흐름을 개선하고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이달 안에 마련하기로 했다.

하이닉스의 주요 채권은행들은 22일 오전 외환은행과 샐러먼 스미스바니(SSB)가 마련한 하이닉스 정상화 방안을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는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과 산업.한빛.조흥.국민은행 임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외환은행은 ▶은행권이 1조원의 전환사채(CB)인수자금 등 모두 3조원을 연내 출자전환하고▶투신권 보유 회사채와 리스채, 은행권의 일부 채무 등 2조원을 2~3년 만기연장하며▶산업은행이 시설자금 3천억원을 새로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이닉스의 경우 소액주주가 많아 주총에서 감자(減資)결의를 하기 어렵고, 현재 1천6백원대의 하이닉스 주가를 감안해 시가(時價)로 출자전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외환은행 고위 관계자는 "하이닉스가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하반기에 몰리는 회사채 부담을 덜고, 출자전환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함과 동시에 연구.개발(R&D) 투자를 위한 시설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환은행이 제시한 채무재조정안이 실현되기 위해선 현재 하이닉스 회사채를 보유한 투신권의 협조가 필요하고, 신규 설비자금 지원에도 산업은행이 단독으로 부담하는 것에 반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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