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팀 옮긴 지단 아직 적응 못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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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최고의 몸값에 부담을 느낀 탓일까.

6천6백만달러(약 8백58억원)라는 사상 최고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이탈리아 유벤투스에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옮겨간 프랑스 예술축구의 지휘자 지네딘 지단이 영 실력발휘를 못하고 있다.

지난 2일 스페인 무대 데뷔전인 프랑스 몽펠리에와의 친선경기에서 신통한 활약을 못했던 지단은 11일 데포르티보 코로나와의 친선경기에서도 명성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팀은 1 - 2로 패해 "얌전하게 경기한다" 는 평가를 받았다.

20일(한국시간) 레알 사라고사와의 스페인 슈퍼컵 1차전에서는 팀의 유일한 골을 어시스트했으나 스페인 언론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5천6백만달러(약 7백28억원)의 사나이 루이스 피구(포르투갈)와 스페인 국가대표 라울 곤살레스가 포진한 막강 미드필드진에 지단이 가세했지만 아직 '환상의 트리오' 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엘 문도지(紙)는 "지단은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 고 혹평했고, 마르카지는 "지단과 피구.라울이 새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고 삐걱거리고 있다" 는 분석까지 내놨다. 지단이 사면초가에 몰리자 브라질 출신 수비수 호베르투 카를로스가 지단을 거들고 나섰다. "스페인 축구가 이탈리아 축구보다 훨씬 빠르다. 지구상의 어떤 선수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며 '지단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이다.

카를로스는 "지나치게 지단에게 의존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다른 9명의 선수가 있지 않은가" 라는 말도 덧붙였다.

정작 지단은 태평한 모습이다. "스페인에 온 지 한달밖에 안됐다.

시즌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 시즌 말에 가서 결과에 대해 얘기하라" 고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23일 사라고사를 홈으로 불러 슈퍼컵 2차전을 치른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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