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파노라마] 예술의 전당~서초역 '문화벨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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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클래식 음악회나 발레.뮤지컬 공연 등이 연일 계속되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http://www.sac.or.kr).도심 속 문화의 메카인 이곳 주변이 '음악의 거리' 라는 또 다른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과 국립국악원을 필두로 가까운 거리에 훌륭한 시설을 자랑하는 대규모 공연장들이 있는 데다 각종 현악기 등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악기점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기 때문이다.

2천2백78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연극 전용극장과 각종 전시장을 갖춘 예술의전당과 함께 1천1백석 규모의 강남구 역삼동 LG 아트센터(http://www.lgart.com)는 강남 지역의 문화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4월 서초구청 맞은편 한국전력문화회관 내에 1천석 규모의 한전 아츠풀센터(http://www.artspoolcenter.com)가 문을 열면서 강남에는 이들 공간을 축으로 한 거대한 문화벨트가 형성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근에 위치한 8백석 규모의 서초구민회관에서도 매주 금요일 클래식 공연 등이 펼쳐지면서 이 일대는 예술의 향취를 음미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이들 공연장은 수려한 주변 경관을 자랑하거나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복합 시설을 갖추고 있어 평일 저녁은 물론 주말 나들이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이같은 거리의 분위기를 한층 북돋우는 것은 예술의전당 주변에 속속 등장한 전문 악기점들. 서초3동 대로변과 이면도로 곳곳에는 관악.현악기 등 각종 악기를 취급하는 업소가 30개 이상 밀집해 있다. 서울 시내 현악기 판매점 중 60% 정도라고 한다.

이에 따라 서초구는 예술의전당~서초역 구간을 '문화예술 시범 거리' 로 지정, 간판을 정비하는 등 본격적으로 음악의 거리 조성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곳에 악기점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은 예술의전당이 개관한 1980년대 말. 원래 있던 화훼 업소들이 양재동 꽃시장으로 이전한 뒤 들어선 신축 건물에 악기점이 하나둘 생겨난 것이다.

강북의 대표적인 악기점 밀집지로 유명한 종로 낙원상가로부터 옮겨온 현악기점을 비롯, 강남 일대에서 영업하던 악기상들이 하나둘 둥지를 틀었다.

이곳에서 취급하는 악기들은 바이올린의 경우 10만원대 초보자용부터 외국 경매시장에서 들여온 1억원 이상의 최고급품까지 종류와 가격대가 다양하다.

상인들은 "가격은 낙원상가와 비슷한 수준이며 백화점 등 고급 매장보다는 10~20%가 싸다" 고 밝혔다.

그러나 이곳 악기점들 중에는 관악기나 현악기로 전문 분야가 구분돼 있어 분야가 다른 제품에 대해서는 애프터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곳도 있으므로 미리 확인해야 한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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