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열린마당] 방북대표단 행동 86%가 지지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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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15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첫 8.15 공동행사인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한 남측 대표단 일부가 북한 '조국통일 3대헌장기념탑' 앞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

이 사실이 보도된 뒤 중앙일보 자회사 조인스닷컴(http://www.joins.com) 독자토론 게시판에는 이에 대한 의견이 빗발쳤다.

대표단이 '잘못했다' 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비판 정도와 그 근거는 다양했다. 우선 대표단의 자질을 언급하며 격렬하게 비판하는 의견이 있었다.

"장난하십니까. 지금 통일 놀이하는 겁니까. 우리가 한민족인 것은 엄연한 사실이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은 잊지 말아야지요. " (안형모)

"이번에 평양에 간 대표단들은 마치 자신들이 독립운동가나 되는 것으로 착각한 듯하다. 대한민국 현행법에 따라 엄벌에 처해야 한다. " (ID 자유인)

하지만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방북 대표단이 정부와의 약속을 어긴 사실과 현행법 위반에 초점을 두고 차분하게 비판했다.

"방북대표단이 기념탑 앞에서 열리는 행사에 불참하겠다고 한 정부와의 약속을 깼다. 약속을 헌신짝처럼 여기면서 어떻게 통일을 하겠다는 것인지 한심하다. " (ID 통일을 바라는 국민)

"국가보안법은 아직 폐지되지 않았다. 엄연히 존재하는 법인 것이다. 방북대표단의 행동은 이 국가보안법에 저촉된다. " (조이성)

한편 "방북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통일부, 물의를 일으킨 대표단, 성급하게 승인을 해준 정부 관계자 모두가 책임이 있다" (이은미)며 정부에 책임을 묻는 네티즌도 있었다.

이번 일로 인해 통일 분위기가 흐려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방북대표단의 행동은 잘못됐다. 하지만 이 때문에 지금까지 해온 북한과의 관계개선 노력이 중단돼서는 안된다. " (ID 평화통일)

"공인의 입장으로 참석한 사람들이 개인적 기분에 따라 행동했다. 통일은 우리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일이다. 이성적인 통일 노력이 필요하다. " (ID 윤후)

한편 이번 행동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하는 의견도 올라왔다.

"대표단이 정부와의 사전 약속을 어기고 돌출행동을 한 것은 잘못이다. 하지만 다원화된 시민사회의 민간단체가 일사불란하게 행동을 통일하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오히려 남측의 다양한 목소리가 북의 체제유지 세력들에 신선한 충격을 줬을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총체적인 국력이 북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분단 지향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대표단에 국가보안법이라는 냉전시대의 족쇄를 채워서는 안될 것이다. " (홍재희)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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