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그룹 신용카드업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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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현대자동차 그룹이 카드업에 진출한다.

현대자동차가 최대 주주인 현대캐피탈이 옛 대우그룹 계열사인 다이너스클럽코리아(다이너스카드) 인수자로 21일 최종 선정됐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이날 다이너스카드 기업구조조정회사인 '퍼스트CRV' 의 공개 경쟁 입찰에서 현대캐피탈이 단독 응찰해 지분 50%와 경영권을 인수하는 낙찰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경쟁업체가 나타나지 않자 최저 입찰가인 1천6백95억5천9백91만원을 써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계약보증금으로 납부한 1백70억원 외의 나머지 금액을 오는 9월14일까지 치른 뒤 퍼스트CRV를 인수할 예정이다. 다이너스카드는 회원 수가 50여만명으로 7개 전업 카드사 가운데 6위 업체이며, 1999년 8월 대우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후 채권단 관리를 받아왔다.

현대캐피탈은 앞으로 다이너스카드 보유자산을 관리할 자산관리회사(AMC)를 선정해 부채탕감.이자감면.출자전환 등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정상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이너스카드가 자본금을 5천만원으로 줄인 뒤 퍼스트CRV의 보유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면 퍼스트CRV의 대주주인 현대캐피탈은 사실상 다이너스카드의 주인이 된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5년 전부터 카드업 진출을 준비했으며, 부실책임 문제는 금융감독위원회와 협의해 원만히 처리할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현대생명에 대한 부실책임으로 입찰에 제동이 걸렸던 현대캐피탈은 한국증권금융에 1백억원을 맡기고 금융감독위원회에 부실금융기관 분담금을 부담하겠다는 확약서를 냈다.

금감위 관계자는 "정확한 분담금 규모는 예금보험공사의 부실 산정작업이 끝나야 알 수 있지만 현대캐피탈은 2천5백억여원어치의 증권금융채를 사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고 말했다.

금감위는 부실 금융기관의 대주주라 하더라도 분담금을 내면 새로운 금융업에 진출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한솔그룹이 증권금융채를 산 뒤 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한 적이 있다.

자산관리공사는 지난달 30일 자산관리공사 보유채권 5천1백16억원과 국민은행 등 3개 채권금융기관의 보유채권 1백10억원 등 모두 5천2백26억원의 채권을 현물로 출자해 퍼스트CRV를 설립했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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