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양궁 선수 대표자격 박탈 가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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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17일 대한양궁협회가 극기훈련을 거부하고 선수촌을 이탈한 남자양궁 국가 대표 네명에게 대표 자격 박탈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협회의 방침을 거부한 선수들의 집단 행동이 경솔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처벌이 너무 가혹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리 양궁 선수들은 비인기 종목 선수로서 갖은 어려움을 딛고 국제 대회마다 거의 전 종목을 석권하는 등 '메달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 왔다. 이런 그들이 한 순간의 실수 때문에 대표 자격을 잃는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사실 우리 체육 지도자들은 체력과 정신력만을 강조하며, 국제 대회를 앞두고 '이벤트' 성 훈련으로 선수들을 혹사시켜 왔다고 볼 수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선수를 관리하고 훈련시키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양궁협회는 이번 사태를 과학적인 훈련방법을 개발하고 선수관리 체계를 선진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양궁 강국 한국' 의 위상을 지켜나가기 위해선 현재의 방식에 안주해선 안된다.

이창희.대구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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