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주 3명 영장발부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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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김병관 동아일보 전 명예회장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은 方사장.조희준 국민일보 전 회장.金전명예회장 순으로 집행됐다.

검찰은 이날 오후 8시20분쯤 법원으로부터 사주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달받은 뒤 9시10분부터 대기 중이던 方사장을 시작으로 10분 간격을 두고 승용차편으로 서울구치소로 이송, 수감했다.

金전명예회장은 구속에 불만을 표시하듯 대기 중인 사진기자들을 지나쳐 곧바로 승용차에 올랐으나, 方사장은 애써 여유있는 표정을 지으며 포토라인에 서기도 했다.

○…함께 구속될지에 관심이 모아졌던 동아일보 김병관 전 명예회장.김병건 전 부사장 형제 중 법원이 金전명예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김병건 전 부사장의 영장은 기각하자 법원과 검찰 관계자 등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타나기도 했다.

영장실질심사 전만 해도 "검찰이 탈세액을 기준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는 했지만 만약에 법원이 한쪽의 영장을 기각한다면 고령.부인 사망.명예회장직 사퇴 등을 감안해 金전명예회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는 관측이 유력했었기 때문이다.

한편 金전명예회장 형제 변호인들은 "나이도 많고 부인을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은 金전명예회장이 구속된 것은 아쉽지만 형제를 동시에 구속하지 않은 판사 결정을 존중한다" 고 말했다.

○…구속이 결정된 조선일보 方사장 변호인은 "영장 발부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 며 "정식재판에서 方사장의 책임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따져 보겠다" 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지법 영장전담 한주한(韓周翰).이제호(李齊浩)판사는 이날 오후 2시50분쯤 사주 등 5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사무실에서 검찰의 수사기록과 변호인들이 제출한 변론요지 등을 검토했다. 이 시간 동안 판사실에는 취재기자 등의 출입이 금지됐다.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영장전담 판사가 "할 말이 있으면 하라" 고 하자 출두 직전 사원들에게 보낸 A4용지 두장 분량의 e-메일을 10분 정도 낭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e-메일에는 "조선일보의 펜들이 언론자유를 훼손하려는 세력들에게 날카로운 정의의 비수로 날아갈 수 있다면, 그리고 한민족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새 희망의 불을 지필 수만 있다면, 저에게 그 어떤 오명이나 그 어떤 고난이 뒤따르더라도 그것을 감수하겠다" "불현듯 밤잠을 깨는 마음의 갈등이 없지는 않았으나… 비판과 비난의 논리를 되새겨보았다" 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方사장은 이 글을 읽는 동안 감정이 북받친 듯 수차례 낭독을 중단하기도 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김승현.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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