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쿠데타로 축출 고르바초프 후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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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모스크바 AP=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70.사진) 옛 소련 대통령은 16일 공산당 보수파의 불발 쿠데타 10주년 (19일)을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당시 경쟁상대였던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대통령을 라틴아메리카의 대사로 보내지 않은 것과 옛 소련 체제를 유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 고 말했다.

그는 이날 "(그렇게 했더라면)모든 것이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면서 "나는 쿠데타 당시 15개 공화국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새 연방조약 체결에만 몰두하고 있어 쿠데타 기도를 충분히 물리치지 못했다" 고 덧붙였다.

그는 또 "소련은 서방 선진국들이 단행했던 개혁을 시행하기엔 너무도 큰 장애물이 놓인 방대하고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구조물이었다" 며 "나와 내 지지자들이 소련과 집권 공산당을 개혁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고 말했다.

쿠데타 세력은 1991년 8월 19일 흑해 연안에서 휴가 중이던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을 가택연금했으며 전국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모스크바로 탱크를 진격시켰다.

이 과정에서 옐친은 탱크 위에 올라가 온몸으로 쿠데타를 저지했으며 쿠데타는 3일 만에 실패로 끝났다. 이후 권력을 장악한 옐친은 러시아 독립을 선언한 뒤 소련을 해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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