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열린마당] 자립형 사립고 네티즌 치열한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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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자립형 사립고는 귀족학교로 전락할 것" "상위층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사교육을 줄일 수도 있다" . 지난주 핫 이슈는 자립형 사립고였다. 지난 7일 교육인적자원부의 도입방침 발표 하루 만에 유인종 서울시교육감이 반대입장을 공식천명함으로써 '뜨거운 감자' 가 됐다.

중앙일보 인터넷 사이트 조인스(http://www.joins.com)에서 9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 온라인 폴(네티즌 4천8백60명 참여)에서는 '찬성' 41.42%(2천13표), '반대' 44.28%(2천1백52명)로 나타나 찬반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게시판과 지난 10일 있었던 강홍준 기자(중앙일보 교육담당)의 라이브중앙(http://live.joins.com) 토론장 등에 제시된 의견 중에는 반대의사를 표시한 내용이 많았다. 반대의사를 가진 네티즌들이 보다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찬성의견

찬성의견은 획일화된 고교교육의 폐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nader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현재의 고교 평준화 정책은 하향 평준화를 의미한다… 잘하는 학생들을 내버려 두면 국가와 사회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공부 잘하고 돈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화감이 조성된다는 것은 교육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잘못 운영되기 때문" 이라는 글을 썼다.

'무상' 이라는 네티즌은 또 "외국도 사립고와 공립고의 구별이 있고 비싼 사립고의 교육이 질이 높다" 면서 자립형 사립고 도입이 대세에 따른 것이라는 요지의 주장을 폈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송아무개' 라는 네티즌은 "결국 돈문제일 듯하네요…돈과 관련된 불평등만 어느 정도 해결한다면 자유롭게 교육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것 같은데. 교육인적자원부의 대책은 어떤지요" 라고 보완책 마련을 전제로 찬성입장을 밝혔다.

김규식씨는 자립형 사립고 도입으로 "과외가 줄어든다. 현재의 고교교육은 우수학생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개인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교육제도는 미래가 없다" 는 적극적 찬성의견을 제시했다.

◇ 반대의견

반대의견은 자립형 사립고가 돈 많은 계층의 과외열풍을 확산시키고 그 결과 계층갈등을 증폭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대다수였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김복동씨는 "등록금이 비싼 자립형 사립고가 부유층 자녀가 일류고를 나와 일류대에 입학하는 또다른 교육문제를 낳지 않을까 걱정" 이라면서 가난한 학생들에게도 자립형 사립고 입학기회가 주어지는지를 물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교사임을 자처한 네티즌은 "자립형 사립고의 '특성화된 프로그램' 은 결국 입시중심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고 지적했다.

또 kindcwb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일반고등학교의 뒤떨어진 시설과 교육여건을 개선하지 않고 자립형 사립고를 만든다면 자립형 사립고가 잘 안될 경우 더 비싼 사립고를 만들려는 것이냐" 는 의견을 제시했다.

서울의 이경희씨는 "자립형 사립고 도입의 이유로 다양한 교육을 얘기하는데 교육내용은 획일적으로 국가가 통제하면서 학교형태만 바꾼다고 다양한 교육이 가능할까요" 라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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