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대통령 수염기른 고어에 '동지애' 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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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턱수염과 더부룩한 구레나룻으로 유명한 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이 최근 수염을 기른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에게 '동지애' 를 보여 워싱턴 정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지난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카스트로 대통령이 최근 잡지 에스콰이어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가 당신(고어)에게 비밀 한 가지를 가르쳐 주겠다" 며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백악관을 잃은 게 아니라 도난당한 것" 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카스트로와 고어의 사진을 나란히 싣고 '카스트로, 고어에게 결속력 과시' 라는 제목을 붙여 이같이 보도했다. 또 카스트로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지칭해 "그가 임기 말 사면 문제로 인기가 뚝 떨어진 것은 애석한 일" 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유럽 휴가 중 기른 수염을 깎지 않은 채 고향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민주당 정치행사에 참석, 눈길을 끌었다.

존 기어 벤더빌트대 교수(정치학)는 "그가 수염을 계속 기른다면 이는 단연코 다음 대선에 나가지 않겠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고 장담했다. 1876년 이후 미국 대선에서 수염을 기른 후보가 당선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미국 독립 후 수염을 길렀던 대통령은 에이브러햄 링컨(16대).율리시스 S 그랜트(18대).러더퍼드 B 헤이스(19대).제임스 A 가필드(20대).체스터 A 아서(21대).그로버 클리블런드(22, 24대).벤저민 해리슨(23대).시어도어 루스벨트(26대).윌리엄 하워드 태프트(27대) 등 아홉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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