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 광복절 맞아 다양한 특집 다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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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1945년초 미국은 '냅코(NAPKO)'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추진한다.

고도로 훈련된 특수 부대를 국내에 침투시키기 위한 작전이었다. 한국인 50여명이 선발돼 로스엔젤레스(LA)근교에 있는 한 섬에서 훈련이 시작됐다.

2만 달러를 들여 잠수정 한 척도 건조했다. 이 무렵 만주에 있던 임시정부도 '독수리 작전' 이란 암호명으로 협공 작전을 준비한다. 그러나 이 계획들은 갑작스런 원폭 투하로 실현되지 못했다. 김구가 백범 일지에서 "우리 피로 독립을 쟁취했어야 하는데…" 라며 탄식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KBS1TV가 광복절 특집으로 15~17일 밤 10시에 3부작으로 방영할 '발굴 다큐멘터리 독립 전쟁' 의 일부. 상당 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던 독립전쟁(대일 무장 투쟁)사(史)가 역사 고증을 통해 생생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처럼 21세기 첫 광복절을 맞아 지상파 방송사들이 다채로운 특집 다큐멘터리를 선보인다. '광복절〓특집' 이란 도식은 여전하지만, 여느 때보다 골라 보는 재미가 있을 듯 하다.

KBS의 간판 특집인 '발굴 …' 은 "해방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됐다" 는 역사 인식에 정면으로 문제 제기를 한다. 광복은 우리 민족이 40여년간 계속한 무장 투쟁의 승리라고 보는 것이다.

제작진은 중국의 혁명열사박물관, 러시아 극동문서보관소, 일본의 외무성 외교사료실과 방위청 방위연구소 등을 샅샅이 뒤져 독립군 관련 문서를 찾아냈다. 이를 기초로 중국 연안에서 만주 벌판, 러시아 연해주에 이르는 대륙 횡단 취재를 통해 이같은 결론을 이끌어 냈다.

EBS는 14.15일 영국 BBC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일본군' 을 2부작으로 내보낸다. '일본은 2차 대전 때 왜 그토록 잔혹한 행위를 저질렀을까' 란 질문에 대한 해답 추구다. 일본의 민족 우월주의와 함께 군인.민간인들이 패배보다는 자살을 택하도록 만든 심리적 메커니즘을 탐구한다.

MBC는 해외 동포에게 눈을 돌렸다. 19일 밤 11시35분에는 특집 다큐멘터리 '재외동포 6백만-꿈을 찾아서' 가 방영된다. 저마다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뤄낸 한국 이민자들의 사례 소개를 통해 21세기 한민족의 가능성을 진단해 보자는 기획이다.

SBS는 러브 FM(103.5MHz)을 통해 14.15일 오전 11시 다큐멘터리 드라마 '실록 조선사편수회' 를 방송한다. 역사 왜곡의 본산이라 할 조선총독부 산하 조선사편수회의 16년에 걸친 회의자료를 토대로 구성한 독특한 형식의 라디오드라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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