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뉴스] '전국공무원노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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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
저는 대한민국 하위직 공무원.
공복으로 살아온 지난 20년
박봉에 힘겨워하는 가족과
늦은 시간 일해도
불평조차 하지 못한
젊은 날의 나를 위해
그리고 독재정권 아래에서
아무 말도 못한 비겁함 접으려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권리
노동 3권을 얻어내렵니다.

#2.
저는 대한민국 전직 직장인.
20년간 일하던 직장에서 나와
지금은 구인란을 뒤적거린다.
매일 하던 출근, 매달 받던 월급
이제는 까마득한 옛날 얘기.
'철밥통' 공무원이 부럽군요.

#3.
저는 대한민국 취업 예비군.
청년 실업자라고도 하지요.
아버지 같은 명예퇴직이 싫어
공무원이 될까 합니다.
봉급이 다소 적다지만
차별 없고 출퇴근 시간은 일정
신분 보장에 연금 혜택까지
그야말로 직업세계의
천연기념물이 아닌가요.

아시나요. 학원 공무원시험
대비반의 수강신청 줄이
1km가 넘는다는 사실을.

*전국공무원노조가 15일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는 총파업을 앞둔 가운데 최근 서울 노량진의 한 학원에서는 내년 초에 있을 공무원 시험 대비반 수강신청을 위해 수험생 2000여명이 1km 이상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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