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 빠진 발칸포 오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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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7일 서울시 도심에서 발생한 발칸포 오발은 시민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 사고다. 사고의 원인은 장병들의 안전 불감증이다. 발칸포 정비 때는 실탄을 제거하고 전원을 끊어야 하는 것이 기본 수칙인데도 이런 절차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정비요원들이 호텔 옥상에 설치된 발칸포의 분해.결합을 마치고 발칸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게 육군측 설명이다.

더구나 오발사고를 낸 하사 1명과 사병 2명은 매달 한번씩 방공진지를 돌면서 발칸포를 정비하는 전문 정비요원이었다.

오발사고 당시 남산 상공에 비행물체가 떠있었더라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또 발칸포의 사격 방향이 남산쪽이 아니었다면 포신이 인접 빌딩을 겨냥해 큰 피해가 일어날 수도 있었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특히 발칸포는 분당 1천~3천발의 엄청난 양의 포탄을 쏠 수 있기 때문에 포탄이 공중에서 자폭(自爆)하더라도 쇳조각 파편이 떨어져 보행 중인 시민이나 창문.자동차 등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발칸포는 1980년대부터 공군기지.고층빌딩 등에서 대공 방어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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