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매장에 카페·샤워실까지 갖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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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15일 서울 잠원동에서 문을 연 ‘바이클로’(BICLO) 매장에 자전거가 진열돼 있다. 국내외 20여 개 브랜드 자전거와 관련 용품을 갖춘 ‘자전거 멀티숍’이다. 전문 정비사가 고객 체형에 맞는 자전거를 추천해 주고 애프터 서비스(AS)까지 해준다. [LS네트웍스 제공]

‘프로스펙스’로 잘 알려진 LS네트웍스가 ‘바이클로’(BICLO) 브랜드로 자전거 유통업에 진출한다. LS네트웍스는 15일 서울 잠원동에 660㎡(약 200평) 규모의 바이클로 1호점을 열었다.

이대훈 대표는 “바이클로는 ‘Bike’(자전거)와 ‘Close’(가깝게), ‘路’(길 로)의 합성어로 ‘자전거로 가깝게 다가가는 길’이란 뜻을 담았다”며 “스포츠 브랜드 전문 유통업체의 장점을 살려 기존 자전거 매장과 차별화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바이클로는 ‘자전거 멀티숍’이다. 이곳에서 자전거와 관련한 모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국내외 20여 개 브랜드 자전거와 의류 등 자전거 용품을 갖췄다.

매장을 일반용·산악용·여성용·다목적용 자전거 등 4가지 구역으로 나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문 정비사가 고객 체형에 맞는 자전거를 추천해 주고 애프터 서비스(AS)도 하는 것이다.

자전거 유통사업을 총괄하는 조병상 유통사업본부장은 “티타늄은 주로 선수들이 타는 자전거에 쓰이는데, 국내에서는 일반인들이 비싼 티타늄 자전거를 고르는 경우가 많다”며 “그동안 전문 정비사가 안내하는 맞춤형 서비스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클로에서는 맞춤형 서비스에 따라 여성과 노인·어린이도 자신들에게 맞는 자전거를 쉽게 고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바이클로 매장은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썼다. 방문객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카페를 마련했다.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이 카페에서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한강고수부지에서 자전거를 타고 매장을 찾은 고객이 땀을 씻을 수 있도록 샤워시설도 갖췄다.

조 본부장은 “1호점 매장 위치를 자전거 도로가 있는 한강고수부지 잠수교 진입로에서 100m쯤 떨어진 곳에 잡았다”며 “누구나 쉽게 들러 자전거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꾸몄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자전거 유통업에 뛰어든 것은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자전거 시장 규모는 약 4300억원으로 연평균 10% 안팎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자전거 보급률이 16.6%로 독일(87.3%)의 5분의 1 수준이다. 그만큼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하지만 자전거 매장에서 체계적인 서비스를 받기 어렵다는 점이 지적돼왔다. 국내 시장이 매니어가 타는 값비싼 수입 자전거와 보급형 저가 자전거 시장으로 양분돼 있어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켜줄 수 없다는 것도 LS네트웍스가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를 갖춘 ‘멀티숍’을 시작한 이유다. 조 본부장은 “자전거 인구에 비해 매장 수준은 뒤처져 있다”며 “가격 정찰제를 도입하고 서비스를 표준화하는 등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LS네트웍스는 직접 자전거를 생산할 계획도 갖고 있다. 바이클로 브랜드를 단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출시하겠다는 것이다. 이대훈 대표는 “웰빙·친환경 트렌드와 맞물려 자전거 인구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안에 수도권에 5개 직영매장을 열고, 온라인 쇼핑몰에도 진출해 2015년에는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LS네트웍스는 2007년 2월 국제상사(1949년 창립)를 인수하면서 스포츠 브랜드 유통업체로 거듭났다. 프로스펙스와 아웃도어 브랜드 ‘잭 울프스킨’ ‘몽벨’,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스케처스’ 등을 운영한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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