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투신·종금사에 돈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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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저금리 시대를 맞아 개인.기업 가릴 것 없이 금리에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0.1%포인트를 좇아 시중 자금이 이리저리 몰리고, 기업들도 싼 자금을 빌려 비싼 대출을 갚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현대스위스.한신.텔슨금고 등 1년짜리 정기예금에 연 8%대의 높은 금리를 주는 금고는 몰려드는 예금에 일손이 달릴 지경이다.

은행권보다 금리가 높은 종금사와 투신사의 채권형 상품에도 예금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투신사의 채권형 펀드 수신이 7월 한달에만 4조원 넘게 늘었고 5, 6월 연속 줄었던 종금사 수신도 2천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오는 10일께 시판될 예정인 투기성 상품 정크본드 펀드(비과세 고수익고위험 펀드)에도 7천억원 정도의 예약이 몰렸다.

이와는 달리 은행 예금은 지난달 초 금리인하 이후 증가세가 꺾였다. 6월에 6조원 넘게 늘었던 은행 예금은 7월 들어 3조6천억원 증가에 그쳤다. 특히 주력상품인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연 5.6~6.0%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저축성 예금이 지난달 하순에만 3조원 넘게 빠져나갔다.

지난달 5일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이후 은행들이 잇따라 예금금리를 낮추면서 시중자금이 은행권에서 2금융권으로 옮겨가고 있다.

우량 기업들도 연 6%대에 발행할 수 있는 회사채를 크게 늘려 비싼 은행 대출을 갚는 등 저금리를 활용하고 있다. 또 1년짜리 은행 대출을 금리가 낮은 3개월짜리 단기 대출로 바꾸는 등 은행의 기업대출 만기가 짧아지는 추세다. 한국은행 김성민 채권시장팀장은 "금융기관들이 예금으로 받은 자금을 운용해 얻는 수익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면서 "예금금리는 더 내릴 가능성이 크다" 고 내다봤다.

이세정.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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