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밝힌 황장엽씨 심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황장엽(黃長燁.얼굴)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1일 "새 정권의 햇볕정책으로 말미암아 엄격한 통제를 받다 보니 지난 4년간을 사실상 허송세월했다" 고 털어놨다.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탈북자동지회 인터넷 홈페이지(http://nkd.or.kr)에 올린 '한국의 통일문제와 국제관계' 라는 원고지 1백40여장 분량의 논문을 통해서다.

黃씨는 "이 통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조국통일을 위해 아무 일도 못하고 죽는다면, 그것은 차라리 북한 통치자들의 테러를 맞아 죽는 것만도 못하다" 고 결연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국가정보원측이 자신의 방미를 막고 있는 점을 겨냥해 "안전보호기관의 기본사명은 체제수호에 있는 것이지 국가와 국가 사이의 이해관계를 절충하는 외교기관은 아니다" 고 꼬집었다.

특히 黃씨는 "북한의 민주화와 민주주의 체제에 기초한 통일 실현을 위해 탈북자를 핵심으로 하는 애국조직인 '북한민주화위원회' 를 조직했다" 며 "북한 내 기지를 중심으로 전국 도처에서 거점을 확대해 나가면서 점차 무장인원을 포섭해 나간다면 북한 민주화 사업에서 혁명적 전환을 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 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인 사항은 비밀에 속한다" 며 언급을 피했다.

黃씨는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 공개한 '조국통일 문제와 관련한 기본논점' 이란 글에서 "북한 인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하되 독재통치에 도움을 줄 경제원조는 중단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한 측근은 "黃선생님은 앞으로도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 그때 그때 글로써 입장을 밝힐 예정" 이라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