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불붙은 '차 보험료' 인하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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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새로 차를 장만하신 분은 우리 보험사로 오세요. "

"우리는 24~25세 젊은 세대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저렴한 보험료와 확실한 서비스로 만족을 드리겠습니다. "

자동차보험료의 완전자유화(8월 1일)가 임박한 가운데 손해보험사들이 삼복더위를 무색케하는 경쟁에 들어갔다. 손보사들은 그동안 숨겨온 보험료 체계를 공개하면서 고객잡기에 나섰다. 특히 중하위권 보험사들은 높은 할인율을 제시하며 차보험 완전자유화를 시장확대의 호기로 삼아 뛰고 있다.

◇ 특정층을 잡아라=보험사마다 집중공략 계층을 달리 잡아 공략하기 시작했다.

쌍용화재는 처음 차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을 목표로 잡았다. 대부분 손보사의 최초 가입자 할증률이 60%인 데 쌍용화재는 이를 40%로 낮췄다. 1천5백㏄급 소형차를 처음으로 산 30대 직장인(출.퇴근용, 가족운전특약 가입)의 경우 현재 연간 1백35만9천원인 보험료가 8월부터 91만원으로 45만원 싸진다. 다른 보험사에 비해 최고 27만5천원 싸다.

2년째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라면 현대해상이, 3년째는 제일화재가 유리하다. 이들은 새차 구입 고객을 장기 고객으로 붙잡는 전략을 세웠다. 현대해상은 처음 차를 살 때 현대해상에 가입한 고객에게 2~3년차 보험할증률을 다른 보험사보다 5~10% 낮췄다. 제일화재는 3년 이상 가입 경력자에게 보험료를 현재보다 16%까지 인하하기로 했다.

동부.동양화재는 새 차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초점을 맞췄다. 동부화재는 새차 구입자의 보험료를 지금보다 최고 40%, 평균적으로는 24% 인하한다. 운전경력이 있는 45세 남자가 올해 나온 그랜저XQ를 살 경우 보험료가 종전 1백1만원에서 8월부터 82만1천원으로 낮아진다. 동양화재도 새차에 대한 보험료를 최고 30%까지 낮추기로 했다.

여성 운전자는 동부, 남성은 신동아화재가 유리하다. 운전경력 3년째로 1999년식 아반떼를 운전하는 29세 기혼 여성이 동부화재에 가입하면 현재 41만2천원인 보험료가 34만3천원으로 16.7% 인하된다. 반면 신동아화재는 남성 운전자 보험료를 여성 운전자에 비해 1~2% 더 싸게 정했다.

LG화재는 잦은 사고때문에 보험료가 비싼 26세 미만 연령층 중 24~25세 고객을 따로 떼어내 보험료를 차등 적용한다. 동양화재도 24~25세 특약을 만들어 기존 26세 미만 연령층에 적용되던 보험료보다 최고 22% 할인한다.

이밖에 신동아화재는 기존 7개로 나누던 연령층을 42개 구간으로 세분화했다. 동부화재는 레저용 차량에 대해 보험료를 5% 깎아준다. 삼성화재는 에어백, 대한화재는 자동변속기 부착 차량에 대해 보험료를 10% 할인하는 전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 출혈경쟁 우려도=삼성.현대.LG.동부 등 상위 4개사는 평균 보험료 인하폭이 2~3%에 그치는데 비해 일부 중하위권 손보사들은 평균 10%까지 내리기로 했다. 여기에 오는 9월부터 영업을 시작할 자동차보험 전문회사인 디렉츠사는 "모든 연령층에 대해 기존 보험사보다 15% 이상 싼 보험료를 내놓겠다" 고 선언해 보험료 인하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소비자로선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어 좋지만 보험사 입장에선 출혈경쟁에 따른 부실화도 우려된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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