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항진증 · 요로 결석 …무더위 질병 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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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질환도 여름을 탄다. 겨울에 감기와 뇌졸중이 잘 생기는 것처럼 무더운 여름철에 증상이 악화되는 질환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요로결석.갑상선기능항진증 등 여름철 흔히 발생하거나 증상이 심해지는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 갑상선 기능 항진증=대표적 사례다. 영양 물질을 분해해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갑상선 호르몬이 과잉 분비되는 질환이다.

식욕은 당기는데 오히려 체중은 줄고 땀이 많이 나며 가슴이 두근거린다.

추위엔 강하지만 더위엔 약한 것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특징.

무더위는 마치 '불난 데 기름 붓는 격' 으로 증상을 악화시킨다. 목이 앞쪽으로 볼록하게 부어 있고 여름을 보내기가 유난히 힘든 여성은 이 병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치료는 약물요법.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수술의 세가지.

약물요법은 내분비내과,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는 핵의학과, 수술은 일반외과에서 한다. 각각 장.단점이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해 자신에게 알맞은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

◇ 요로(尿路)결석=콩팥이나 방광.요관에 돌이 생기는 증세로 여름에 잘 걸린다. 요로 결석은 혈액 속의 칼슘이나 요산 성분이 콩팥에서 걸러질 때 소변으로 배설되지 않고 침착(沈着)해 생기는 질환. 30대 이후 남성에게 흔하며 옆구리를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일수록 탈수 현상이 심해져 혈액의 농도가 진해지면서 요로 결석이 생기기 쉽다. 과거 결석을 앓은 사람이라면 여름철 탈수 예방을 위해 물을 자주 하루 2ℓ 가량 마시는 것이 좋다.

주의사항은 맥주를 피하는 것. 맥주는 당장은 시원하지만 알콜성분이 콩팥에서 물을 빼내 탈수를 조장하며, 체내에서 칼슘과 반응해 결석을 만들어내는 옥살산도 많이 함유되어 있다.

옥살산은 딸기.살구.콜라.시금치에도 많다.

◇ 당뇨=여름철 탈수와 관련 있는 또 하나의 질환은 당뇨. 탈수가 되면 혈당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특히 혈당 조절을 위해 운동을 하는 당뇨환자라면 운동 두시간 전 두컵 정도의 물을 미리 섭취하고 운동 30분 전 한컵, 운동 도중엔 15분마다 반컵씩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다.

◇ 주기성(週期性)마비=여름에 심해진다. 남성에게 흔하며 더운 날씨에 운동을 하고난 뒤 갑자기 다리가 마비된다.

뇌졸중과 다른 점은 좌우 양측에서 모두 나타나며 피부감각이나 의식은 정상이란 것.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체질 탓으로 해석된다.

이때 주의사항은 청량음료 등 당분의 섭취를 차단하는 것. 당분은 혈액에서 전해질(電解質)의 일종인 칼륨의 농도를 떨어뜨려 근육의 힘이 빠지게 된다.

◇ 결핵이나 간염 등=소모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단백질 보충이 필요하다. 여름철 무더위로 신진대사가 활발해질수록 만성 질환자들의 기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

이 경우 단백질이 많이 든 육류는 한꺼번에 먹기보다 하루 1백g(6분의 1근)내외로 소량씩 자주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 기립성(起立性)저혈압=워 있다 갑자기 일어나면 머리가 핑 돌고 눈앞이 깜깜해지며 어지러운 기립성 저혈압도 여름철 악화된다.

무더울수록 혈관의 긴장이 느슨해져 자세가 변할 때 심장에서 뇌로 신속하게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맨손체조나 덤벨 들기 등 근력운동을 자주 하면 증상을 줄일 수 있다.

홍혜걸 기자.의사

◇ 도움말 주신 분=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양윤준, 노원을지병원 내과 전재석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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