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패트롤]7월 수출 두자릿수 감소 예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삼복 더위가 대단하다. 무덥고 장마가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다. 경제 상황은 더욱 답답하다. 수출이 다섯달째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결국 6월 산업생산 증가율마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우리 경제가 목을 매고 있는 미국 경제 역시 2분기 성장률이 0.7%로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8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부시 대통령은 '경제가 허덕이고 있다' 고 표현했다. 그래도 물가지수는 1분기보다 낮아져 추가 금리인하의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경기의 회복을 고대하며 하반기부터 우리 경제도 좋아질 것이라고 장담하던 사람들이 머쓱해졌다.

8월 초하루에 7월 수출 실적이 나온다. 꼼짝없이 두자릿수의 감소율을 기록하게 생겼다. 반도체 가격 하락의 그늘이 너무 짙고 오래 간다. 우리 수출이 몇몇 품목에 너무 편중된 탓이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상반기에 반도체와 컴퓨터 두 품목의 수출 감소액만 46억6천만달러다. 3분기까지 수출 형편은 계속 어려울 것 같다.

12억5천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했지만 속절없이 떨어지는 D램 반도체 값 때문에 현금 흐름에 차질이 생긴 하이닉스반도체의 추가 구조조정 방안이 금주 안에 나올 전망이다. 액정표시장치(LCD)와 통신사업 부문의 해외매각 등을 포함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주 통합 은행장 후보를 뽑은 국민.주택은행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벌써 통합 은행장 후보는 정기예금 금리를 0.3%포인트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비중이 큰 통합은행의 몸짓 하나하나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정태 통합은행장 후보는 31일 합병은행의 경영전략과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8월부터 자동차 보험료가 완전 자유화된다. 이제 동일 차종, 나이와 운전경력이 같아도 보험사와 상품에 따라 보험료가 차이 난다. 물론 일반적으로 그전보다 보험료 부담은 줄어든다. 보험사들이 특색 있는 상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일 것이다. 이리저리 잘 따져 본 뒤 가입해야 한다.

산업자원부와 상공회의소가 합동으로 구성한 50개팀이 지금 한창 기업 현장의 규제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이른바 2차 규제완화의 돛이 오른 것인데, 재계와 정부의 시각차가 여전해서 기업의 기(氣)를 살리는 대책이 얼마나 나올지 미지수다.

여름 휴가도 절정이다. 이것 저것 다 잊고 며칠 쉬며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아질까 바라지만 주변 여건이 그렇지 않다.

경제는 심리전이다. 경제 주체의 하려는 마음과 자세가 중요하다. 여야가 정쟁을 중단하고 경제 살리기에 힘을 모으겠단다. 경제포럼과 TV토론도 한다는데, 지금 상황이 어디 토론만 해서 될 일인가. 혹시 '우리 이렇게 하고 있소' 라고 과시만 하고 마는 것은 아닌지. 도와주진 못할 망정 이 더위에 막말 싸움으로 짜증지수를 높이지나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