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신문 12개 공산품분석…중국 '세계의 공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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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중국이 '세계의 공장' 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주요 공업제품 생산에서 일본과 한국을 이미 따돌렸거나 따라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휴대전화.VCR 등 12개 공산품의 올해 세계 생산량(전망치) 가운데 중국 내에서 생산될 양(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 포함)을 조사해 27일 보도한 내용에 근거한 것이다.

산업자원부도 지난 5월 섬유와 신발에서 이미 수출 1위국 자리를 확보한 중국이 가전부문(물량기준)에서도 이미 지난해 세계 정상에 올라섰다고 보고서를 낸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 보도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서 생산될 휴대폰은 처음으로 일본과 한국을 앞지를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이 생산시설을 확충한 데 힘입어 올해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57.5%나 늘어난 6천1백9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이럴 경우 세계 전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9%로 지난해보다 3.1%포인트 커지게 된다.

또 DVD 플레이어는 올해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38.3%를 차지하며 단일 국가로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대생산국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데스크톱 PC의 경우 중국은 지난해 1천만대 이상을 생산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30% 가까이 늘어난 1천3백98만대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함께 지구촌 전체의 VCR.컬러TV는 4대 중 약 1대가, 에어컨은 3대 중 1대가 중국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중국은 조사대상 12개 품목 가운데 7개 품목에서 생산비중이 커지는 반면 일본은 DVD 플레이어.컬러TV.휴대전화 등 9개 품목에서 생산비중이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주요 공산품에서 중국의 생산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은 ▶외국기업들이 중국의 내수 및 값싼 생산비용을 겨냥해 생산기지를 대폭 이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부품산업 등을 집중적으로 육성코자 한 중국 정부의 노력에 기인한 측면도 있다.

또 세계적인 정보기술(IT)경기 위축으로 각국 기업들이 자국내 생산을 축소하면서도 중국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고 있는 것도 IT제품 분야에서 중국의 생산비중을 크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결과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개 품목별로 아시아 지역의 생산량을 세계 생산량과 비교해 추정한 것이며, 에어컨.공작기계 등 올해 생산전망통계가 나오지 않은 5개 품목은 1999~2000년도의 생산실적치가 사용됐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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