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이젠 60-60 클럽에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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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김현석(34.울산 현대.사진)이 마침내 해냈다.

한국 프로축구 사상 첫 50(골)- 50(도움)클럽의 멤버로 이름을 올린 지 나흘 만에 통산 1백골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1990년 현대에 입단해 12년 만에 이룩한 대기록이다. 윤상철(전 안양)이 가지고 있는 통산 1백1골의 최다골과는 단 한골 차다.

- 소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다. 지난 5월 아디다스컵 조별 리그 때 축구 인생 20년 동안 처음으로 대회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은퇴를 심각히 고려했으나 가족과 주변 친지들의 만류로 마음을 돌렸다.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

- 특별한 노력이 있었나.

"나뿐 아니라 구단과 동료들의 마음 고생이 노력인 셈이다. 지난 14일부터 턱수염을 기르면서 1백골을 넣는 순간 깎겠다고 결심했다. "

- 다음 골부터는 넣으면 신기록이다.

"우선 팀의 최연장자로서 지난해 바닥까지 떨어졌던 팀을 추슬러 중상위권까지 올려놓는 게 지상 과제다. 개인적으로는 열골쯤 더 넣으면 좋겠다. 팀에서 파울링뇨가 예전 내 자리를 맡고 있어 골보다는 어시스트 기회가 많은 편이다. 60-60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

- 최다 출장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다.

"올해 서른넷이다. 예전 같으면 은퇴하고도 2~3년은 지난 나이다. 마음 같아서는 40대까지 선수로 뛰고 싶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일단 내년이 마지막 해라고 본다. "

- 기억에 남는 골과 1호골은.

"96년 수원 삼성과 챔피언 결정전 2차전 때 넣은 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1차전 홈에서 0 - 1로 패한 뒤 적지에 가서 3 - 1로 이겨 우승하면서 넣은 선제골이다. 프로 데뷔 1호골은 90년 강릉에서 럭키금성과 붙었을 때 차상광을 상대로 뽑아냈다. "

- 프로 생활 동안 위기는 없었나.

"93년 입대 직전 크게 다쳤다. 당시 아시아컵을 앞두고 대표팀에서 선수들을 딱 하루 소속 팀 경기에 출전시켰다. 천안 일화와의 경기에서 고정운 선수와 정면으로 부딪쳤다. 둘 다 중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갔고 대표팀에서 탈락했다. "

- 대표팀이나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다.

"골잡이 소리를 들으면서도 월드컵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2014년께 지도자로 월드컵에 나가 선수 때의 한을 풀어보겠다. 프로생활을 하면서 큰 상(시즌 MVP.올스타 MVP.시즌 득점왕)은 다 타봤지만 송주석(현재는 은퇴)에게 밀려 신인상을 못탄 게 참 아쉽다. "

울산=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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