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 OK" 첨단 항생제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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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워싱턴 AP=연합]한 번 투여에 즉시 효과가 나타나고 박테리아 내성 형성이 어려운 전혀 새로운 항생제 제조기술이 개발됐다.

이는 효과가 나타나려면 여러 날이 걸리고 박테리아 내성이 생기기 쉬운 현재의 항생제에 비해 획기적인 것이다.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의 화학자 레자 가디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26일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나노기술을 이용, 강력한 항생특성을 지닌 첨단기능 펩타이드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가디리 박사는 "동.식물에서 자연생산되는 물질인 펩타이드가 박테리아 감염을 퇴치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어 전통적인 항생제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지만 분자가 너무 커 감염 부위까지 운반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큰 결점" 이라고 지적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펩타이드의 구성 요소인 아미노산 고리를 합성하는 방법으로 박테리아를 교묘하게 파괴할 수 있는 새로운 펩타이드를 개발해 냈다" 고 말했다.

가디리 박사는 박테리아들은 워낙 변신을 잘 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 합성 펩타이드에 대해서도 내성을 형성할 수 있겠지만 몇 세대 동안 지나다보면 그 사이에 또 다른 첨단항생제가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의과대학 병리학 교수 토머스 갠즈 박사는 "나노기술을 이용한 전혀 새로운 항생제 제조기술" 이라 평가하고 합성 아미노산이 박테리아 세포막에 구멍을 뚫는 나노튜브를 그때그때의 조건에 따라 스스로 조립한다는 것은 항생물질의 분자가 박테리아 세포 내의 특정 분자를 공격하도록 돼있는 재래식 항생제에 비하면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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