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상표 김치 일본 자위대에 납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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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김치가 한글 상표를 달고 일본 자위대에 납품되기 시작했다. 최근까지 한국에서 만들어진 김치의 상표는 일본어로 표기돼 수출됐었다.

충북 충주의 살미농협 남한강김치공장은 18일 "일본 신세대 군인들이 한국 김치를 많이 찾아 '농협 기무치' 라는 일본어 상표를 '농협김치' 라는 한글표기로 바꿔 육상자위대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고 밝혔다.

살미농협은 지난해부터 자위대에 김치를 소량씩 납품해오다 올 3월부터 물량을 늘리기 시작해 최근에는 월 6백㎏ 정도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살미농협에서 담근 김치는 도쿄(東京) 근처 6개 육상자위대 단위부대 식탁에 오르고 있다. 규슈(九州)지방의 자위대 등과도 공급계약이 예정돼 있어 월 수출량은 5t에 이를 전망이다.

농협 관계자는 "지금까지 배추김치와 깍두기만 주문받았는데 최근 보쌈김치.깻잎김치.백김치 주문까지 들어오고 있다" 며 "김치가 식탁에 오른 뒤 아침을 거르던 신세대 군인들이 입맛을 되찾아 주문이 크게 늘고 있다" 고 말했다.

살미농협 김치는 일본 기무치에 비해 숙성도가 높아 신맛이 더하고 고추와 마늘 등의 양념이 상대적으로 풍부해 맛이 진하다.

농협의 12개 김치 생산공장 가운데 5개 공장이 일본에 수출을 하고 있지만 한글 상표로 수출하는 곳은 살미농협 남한강김치 공장뿐이다.

남한강김치는 1997년 국제품질인증(ISO 9002)을 획득했으며 프랑스 월드컵.시드니 올림픽에도 공식 납품했었다.

충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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