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감산 시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당초 이달말로 예정됐던 하이닉스반도체(http://www.hynix.com)의 감산이 18일 앞당겨 실시됐다. 하이닉스 반도체는 반도체업계의 불황에 대처하고 보다 경쟁력있는 제품 생산을 위해 미국 오리건주 유진시에 있는 공장(HSMA)의 가동을 18일(현지시간)부터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하이닉스는 이번 가동중단 기간 동안 미국 반도체공장에 1억5천만달러(약 2천억원 )를 투자해 첨단 기술 장비로 설비를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재 0.22㎛급 64메가 SD램 생산시설을 0.16㎛급 2백56메가 SD램 시설로 전환한다.

하이닉스는 이번 감산으로 전체 D램 웨이퍼 가공 생산물량의 16%, 64메가 D램 제품 생산량의 50% 이상을 줄여 단기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반도체시장의 가격회복을 통한 영업손실 감소, 수익폭 확대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전문가들은 하이닉스의 감산 규모가 7천만개로 전세계 D램(64메가 D램 환산규모) 생산량의 1~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닉스는 본사의 제품 배합을 조정하고 재고 물량을 활용해 고정거래선 등 주요 고객에 대한 제품 공급에는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반도체의 박종섭 사장은 "추가 감산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모든 생산시설의 가동 여부를 계속 검토할 것" 이라면서 "생산을 단기적으로 줄여도 우리만으로는 시장수급 상황을 전환시킬 수 없지만 하이닉스 입장에선 상당한 감산" 이라고 밝혔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 반등 효과를 노리는 것 외에 노후 기종을 첨단 제품으로 전환한다는 성격도 강하다" 고 덧붙였다.

한편 하이닉스반도체는 미국 공장 가동 중단 기간동안 약 6백명의 종업원을 한시적으로 감축하고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만을 유지할 방침이며 모든 작업을 조속히 완료함으로써 내년 초부터는 차세대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일본 후지쓰도 18일부터 9월말까지 미 오리건주 그레셤 공장의 가동률을 현재의 약 60%에서 10~20%로 낮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일본의 3대 반도체 기업 가운데 하나인 도시바도 최대 19일간의 조업 정지를 결정했었다.

이같은 잇따른 감산 결정에도 반도체 가격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18일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1백28메가와 64메가 D램 가격은 감산에도 불구하고 보합세를 보였다.

김준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