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고어 맞붙은 작년 미대선때 악몽 꾼 사람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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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인간의 욕망이 가장 첨예하게 분출되는 대통령 선거와 이를 지켜보는 일반 유권자들의 꿈 사이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저명한 꿈 과학자인 켈리 벌켈리 샌타 클래라대 교수는 11일 캘리포니아주 샌타 크루즈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꿈 연구협회(ASD) 제18차 연례총회에서 발표한 '악몽과 2000년 대선' 이라는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2000년 11월의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극도의 감정적 혼란을 겪었던 미국인들은 지지하는 당에 따라 꿈의 내용이 달라지는 등 선거와 꿈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선거 후 예측불허의 혼돈에 시달렸던 미국인들은 대부분 악몽을 꾸었다.

실제로 부시가 당선될까봐 걱정하던 한 중년여성은 선거 이틀전,에일리언이 지구를 침략해 자유를 잃는 꿈을 꾸었다. 요즘 조사에선 공화당원들이 꿈을 꿀 때 악몽 또는 가위눌림을 경험하는 경우가 민주당원보다 세배 가까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벌켈리 교수는 "보수적인 공화당원들은 세계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반면, 민주당원들은 삶에 대해 이상적이며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기 때문" 이라고 분석했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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