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비판글 올린 30대 경사 파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인터넷을 통해 경찰협의회 결성, 경찰 개혁, 수사권 독립 등을 주장해온 부산 금정경찰서 車모(37)경사가 파면됐다.

부산경찰청은 9일 오후 징계위원회를 열고 조직교란과 지휘권 도전, 조직결속 저해, 품위손상에 대한 책임을 물어 車경사를 파면했다.

경찰청은 "車경사가 경찰조직을 비하하는 허위 사실을 인터넷에 올리고 이에 대한 경찰의 감찰조사를 거부했으며, 경찰조직에는 금지된 협의회 결성을 선동해 이같이 결정했다" 고 파면 이유를 밝혔다.

지난 3월 '경찰서장 파출소 초도순시 때 융단을 깔고 현수막을 걸었다' 는 내용을 충주경찰서 安모 순경이 인터넷에 올렸다가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자 車경사는 '安순경을 징계한 것은 부당하다' 는 취지의 글을 청와대 인터넷 신문고 등에 올렸다.

車경사가 당시 올린 내용은 '귀에 거슬리는 소리라 해서 감봉이라는 칼날을 휘두르는 경찰 선배님들한테 좋은 것 하나 배웠다…. 진검도 아닌 썩은 칼날에 놀라 벌벌 떠는 세상을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한(恨)많은 경찰관…' 등이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은 "글을 올린 경위와 사실 여부 등을 조사하려 했으나 車경사가 '그런 질문은 왜 하느냐' 는 등 도전적인 말을 하고 일방적으로 퇴실해 감찰을 거부했다" 고 말했다.

車경사는 또 지난 1월부터 여러 차례 '전국 프로경찰의 경찰협의회는 우리의 운명입니다. 죽기를 각오하고 행동하면 못할 것이 없습니다' 는 등 경찰협의회 결성을 촉구하는 글을 띄우기도 했다.

한편 車경사는 '백만경찰과 함께 하는 터, 恨' 이라는 제목의 홈페이지(http://chadorii.com.ne.kr)를 운영하고 있다.

부산=정용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