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언론이 정쟁 대상인가

집권 민주당이 야당과 일부 언론간에 '정언유착' 을 기도하고 있다고 연일 공격하고 있다.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한 야당측의 문제 제기가 일부 신문의 견해와 일치하는 걸 꼬집어 그렇게 몰아붙이는 모양이나 이는 억지 논리요, 전형적인 흑색선전이 아닐 수 없다.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 최종 결과에 따라 적법 절차를 준수하겠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다만 조사 시기와 강도가 예사롭지 않고 짜맞추기 의혹이 짙은 조사결과라는 의구심 또한 있는 대로 제기하고 비판할 뿐이다.

야당이 그러한 견해와 궤를 같이하든 안하든 그건 어디까지나 야당의 몫이다. 그런데도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 견해가 같다고 해서 마치 야당과 언론이 무슨 부도덕한 유착관계를 맺고 있는양 매도하는 것은 얼토당토 않은 행태다.

정언유착이란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처럼 권력과 그에 빌붙은 언론의 칙칙한 관계를 지칭하는 용어다. 정부.여당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하고 여권의 논리를 앵무새처럼 되뇌는 일부 언론이라면 정언유착에 해당할지 모르나, 정부에 비판적 신문들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다. 정언유착 주장은 야당 논리와 같으면 안되고 정부.여당의 논리만 따라야 한다는 독선까지 읽혀져 섬뜩해진다.

전용학 민주당 대변인은 한발 더 나아가 "한나라당 '정언유착 기획단' 이 일부 신문사 간부진과 접촉하며 정부를 공격할 소재를 취합하는 등 정언유착을 기도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야말로 모든 신문을 싸잡아 흠집내려는 행태가 아닌가. 그러한 기도가 사실이라면 야당 의원들이 어떤 신문사의 누구와 만나 어떤 공격자료를 주고받았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마땅하다.

최근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은 "신문이 정권 비판을 계속해야 한나라당이 차기 대선에서 이긴다" 는 해괴한 망언을 했다는데 야당도 착각해선 안된다.

신문이 정권을 비판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신문의 제 역할일뿐, 야당 총대 메기나 대변지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언론을 정쟁의 희생물로 삼지 말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