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옛 안기부장 공관 '문학의 집' 탈바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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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 던 옛 안기부장의 공관이 문인들과 시민들의 사랑방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10일 "중구 예장동 남산 기슭에 위치한 옛 안기부장 공관을 '서울 문학의 집' 으로 개보수하기로 했다" 고 밝혔다. 시는 10월 완공을 목표로 12일 문화계 인사와 시민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한다.

중동 건설 붐을 상징하는 리비아 대수로 공사 사진이 걸려있는 이곳은 주로 외부인 접견 장소로 쓰였다고 한다. 1층은 전시실.세미나실.자료실 등으로 꾸며진다. 안기부장 침실이 있었던 2층은 문인들과 시민들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사랑방(4개)으로 바뀐다.

이 곳은 1975~90년 안기부장 공관으로 사용됐으며 96년 서울시가 '남산 제모습 찾기' 사업에 따라 매입했다. 대지 7백93㎡(2백40평)에 연건평 4백91㎡(1백49평)인 양옥 건물로 지하 1층.지상 2층이다. 방은 모두 8개이며 대부분의 방에 욕실이 딸려 있고 2층 침실에는 건축 당시로선 보기 힘들었던 붙박이 장이 있다.

한편 서울 문학의 집 운영은 구상.고은.김남조.조병화.이어령씨 등 문화계 원로와 작가 1백여명이 참여하는 사단법인 '자연을 사랑하는 문학의 집.서울' 이 맡는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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