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 '의로운 소 이야기' 향토 사료로 보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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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북 상주시는 9일 주인의 묘소를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었다는 소의 이야기를 향토 민속사료로 보존하고 이 소가 죽은 뒤 '의우총' (義牛塚)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화제의 소는 상주시 사벌면 묵상리 임봉선(67)씨가 기르고 있는 열세살짜리 한우 암소.

주민들에 따르면 이 소는 1994년 5월 옛 주인이었던 김보배(당시 85세.여)씨가 세상을 뜨자 여물을 먹지 않았으며 사흘 뒤엔 집에서 4㎞ 떨어진 金씨의 묘소까지 혼자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었다는 것이다.

이에 감동한 묵상리 주민들은 이듬해 마을회관 앞에 1.5m 높이의 '숭의우공비' (崇義牛公碑)를 세워 주인에게 충성한 소를 기렸다.

이 이야기가 널리 퍼지면서 상주축협은 소가 죽을 때까지 사료를 무료로 대주기로 했고, 상주시 수의사회는 무료 진료를 약속했다.

상주시 최근수(50)축산위생담당은 "후대 사람들이 주인에게 충성하는 소의 마음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에서 의우총을 만들기로 했다" 고 밝혔다.

상주=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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