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언론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사망은 현재 진행 중인 라마단 단식이 끝날 무렵 발표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라마단 단식이 끝나는 13일 이전에 사망이 공식 발표되고 장례절차, 새 지도부 구성, 아라파트 재산 처리 등 여러 사안이 정리되리란 전망이다. 아라파트는 현재 뇌사상태며 산소 호흡기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 권능의 밤 10일=이스라엘의 예루살렘 포스트는 "프랑스 의료진은 수하 여사가 남편의 산소 호흡기를 떼도록 결정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신문은 라말라의 팔레스타인 소식통들을 인용해 "9일 혹은 10일 아라파트의 사망이 공식 발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인터넷 매체인 데브카 파일은 라마단 27일째인 10일은 예언자 무하마드가 코란을 계시받은 날로 '권능의 밤'이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측이 이처럼 신성한 날을 D-데이로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바빠진 일정=데브카 파일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은 단식이 끝나면서 시작되는'이드 알피트르(단식 종료절)' 휴가기간을 최대한 이용할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사망 발표 직후 24시간 내 치러야 하는 이슬람식 장례행사를 파리.튀니지, 혹은 이집트에서 거행하고 팔레스타인 내 가자지구로 시신을 옮겨 안장한다는 일정이다.
이미 쌍두마차로 떠오른 마흐무드 압바스 전 총리와 아흐마드 쿠라이 총리는 지도부 회의를 주재하며 아라파트 사후대책의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새 핵심 지도부는 8일 파리로 날아가 수하 여사와 아라파트 사후 대책 관련 최종 논의를 할 것이라고 7일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 남은 가장 큰 문제는 아라파트의 재산 처리. 이를 놓고 팔레스타인 지도부와 수하 여사 간 이견이 발생하고 있다. 수하 여사는 남편이 유언을 통해 상속권을 인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쿠라이 총리 등 지도부는 아라파트의 재산과 비자금의 상당 부분이 자치정부에 귀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