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조기졸업 파트너십 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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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진행 중인 대우전자는 6일 오후 2시 구미 디지털영상공장에서 김호진 노동부장관과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 등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임금협상을 노조가 회사에 백지위임하는 내용의 노사 파트너십 협정 체결식을 열었다.

대우전자 장기형 사장과 이병균 노조위원장이 조인한 협정서는 "신뢰와 화합을 바탕으로 상생하기 위해 노사가 적극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 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조인식은 노조 지도부가 먼저 '회사가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하고 해외매각 등의 방법으로 회생할 수 있도록 노조원들이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겠다' 는 대의원대회 결의사항을 회사측에 알리면서 마련됐다. 이에 회사측이 근로자들과 조촐한 화합잔치라도 열자며 노사 양측과 근로자 가족대표.협력사 대표 등을 초청해 정식 조인식을 갖게 된 것.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金장관 등 외부 인사들도 참석 의사를 밝혀오자 노사 양측은 내친 김에 '워크아웃 조기 졸업 결의 및 노사 파트너십 협정' 으로 행사를 확대하게 된 것이다.

李노조위원장은 "환란 이후 빅딜파동과 워크아웃을 겪으면서 우리 몫 찾기보다 회사가 건재한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고 말했다.

노조는 특히 대우그룹 해체와 워크아웃 개시 이후 실추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제품생산에 혼신을 다해 잃어버린 국민의 사랑을 되찾고▶해외 매각에 전적으로 동의하며▶매각에 노조가 할 일이 있으면 적극 돕겠다는 등의 행동지침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대우전자는 1989년 이래 노사분규가 없는 무분규 사업장이며, 97년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임금동결을 선언한 뒤 단체협상을 회사에 일임하기도 했다.

또 99년 8월 워크아웃 개시 이후 지난해 인원의 35%를 줄이는 구조조정도 노사가 함께 명예퇴직 신청 등을 받아 하기도 했다.

대우전자는 지난해 채권단과 약속한 기업개선약정(MOU)상 영업이익(1백35억원)보다 많은 1백6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올해도 상반기 중 4백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워크아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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