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영화] EBS '엘비라 마디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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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엘비라 마디간 (EBS 밤 10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1번의 감미로운 선율이 기억에 남는 영화다.영화음악으로서 빌보드 차트 톱 10에 들 정도로 사랑을 받았다.‘아웃 오브 아프리카’(클라리넷 협주곡)와 함께 모차르트 곡을 영화음악으로 사용해 가장 ‘재미’를 본 작품이다.

스웨덴 감독 보 비더버그가 곡마단 소녀와 기혼인 육군 중위의 비극적인 사랑을 섬세한 영상에 담았다.모차르트곡의 선율만큼이나 ‘느린’ 영화며,따라서 할리우드식 전개와는 거리가 멀다.

1967년 칸 영화제 본선에 진출했으며,엘비라 역의 피아 데게르마르크는 여우주연상을 받았다.촬영 당시 열여덟살이었던 데게르마르크는 온몸으로 청순함을 발산한다.

비더버그는 이밖에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과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아름다운 청춘’(95년)으로 국내에 소개됐다.

서커스단에서 줄타기를 하는 소녀 엘비라는 스웨덴 순회 공연 중 장교 스파를 만난다.스파는 두 아이를 둔 유부남이지만 엘비라는 인습을 거부하고 ‘두려움 없는 사랑’을 택한다.어느날 실수로 사람을 죽인 스파.

정당방위를 인정받지 못할까 걱정한 그는 엘비라와 도주한다.아주 잠깐 사랑의 환희를 맛보는 두 사람.하지만 그들 앞에 놓인 것은 차가운 시선뿐이다.

스웨덴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지나치게 낭만적이며 감각적이라는 비판도 없지 않으나,서정적인 러브스토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주말 저녁에 볼만한 작품이다.

원제 Elvira Madigan.★★★☆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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