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이색모임] 광주 '국제언어협력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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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지난해 12월 광주에 사는 20~60대의 평범한 사람 20명이 모임을 만들었다.

혈연.학연 등으로 얽히지 않았고, 거창한 목표를 내세우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단순한 친목 모임도 아니다.

소리소문 내지 않고 외국인에게 지역을 알리는 국제화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제언어협력회' (회장 민성기.67).

회원들은 광주비엔날레때 통역 도우미로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주 만났고,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는 밑거름 역할을 해보자는 취지로 모임을 결성했다.

구성원들은 전직 교사.주부.회사원 등 소박하기 그지없는 사람들이다. 영어.일어.중국어 등을 적어도 하나씩은 아주 잘 해 외국인에게 남도의 자랑거리를 알려줄 수 있다는 게 남다를 뿐이다.

민회장과 오용섭.선병팔.김한식.윤영기.채인석씨 등은 고희(古稀)를 바라보는 할아버지다.

육군 소령으로 예편한 후 광주비행장의 미군부대에서 군무원으로 근무했던 69살의 오씨는 "외국어 구사 능력을 사회에 환원하고 남는 시간을 값있게 보내기 위해 모임에 참여했다" 고 말했다.

이애심(45).정숙희(43).이영희(42)이주나(37)씨처럼 자녀 교육과 살림살이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가운데도 틈을 내 활동하는 주부들도 있다.

이들은 독학으로 공부했거나 남편 직장을 따라 외국에서 살다 와 외국어 실력이 뛰어나고, 비엔날레.김치축제 등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 때마다 외국어 통역으로 맹활약 중이다.

이욱형(33.광주타임스 기획부)씨와 중국인인 이루웨이(李偉.26.학원강사)씨는 부부 회원.

국제언어협력회는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기업을 방문한 외국 인사와 바이어들을 대상으로도 지역 안내 같은 서비스를 하고 있다.

회원은

▶영어=김한식.오용섭.이영희.이점상.조진현

▶일어=민성기.선병팔.윤영기.이재룡.채인석.정숙희.이애심.곽지연.이주나

▶중국어=이욱형.나은화.김미희.이지선.최복숙.이루웨이.

글=구두훈 기자

사진=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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