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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태 동국제강 2대 회장 10주기 추모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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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왼쪽)이 5일 동국제강 본사에서 열린 고(故) 장상태 회장 10주기 추모식에서 유족 대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그는 “선친의 위업을 받들어 동국제강 그룹을 시대에 앞서가는 강한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동국제강 제공]

송원 장상태 동국제강 2대 회장의 10주기 추모식이 5일 서울 대치동 본사에서 유족과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장남인 장세주 회장은 추모사에서 “선친은 철강보국의 신념으로 평생을 철강 선각자의 길을 걸으셨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동국제강 창업주인 장경호 회장의 3남으로 1927년 부산에서 태어나 농림부 국비 유학생으로 미국 유학을 했다. 56년 동국제강에 입사해 2000년 타계할 때까지 45년 동안 철강 외길을 걸었다. 85년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으며, 90년대엔 1조 2000억원을 투자해 후판·철근·형강 등을 연 45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포항제강소를 건립해 현재 동국제강의 기틀을 세웠다. 국내 최초로 현대식 전기로 제강공법을 도입하기도 했다. 외환위기 당시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임직원들이 잇따라 사표를 내자 모두 반려하고 인력 감축 없이 위기를 극복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장상태 회장은 창업주인 장경호 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기업 이익의 사회적 환원에 관심이 많았다. 동국제강의 사회공헌은 현 장석주 회장까지 3대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장경호 회장은 타계 직전인 75년 사재 35억원(현 2000억원 상당으로 추산)을 조건없이 국가에 헌납했다. 그는 당시 “사업도 기반이 잡혔으니 내 이름으로 남은 재산 일체를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는 데 쓰려고 한다”며 사재를 모두 내놨다. 이 기금은 불심이 깊었던 장경호 회장을 배려해 불교진흥원 설립 자금으로 쓰였다.

2대 장상태 회장도 사회공헌에서 아버지에게 뒤지지 않았다. 아예 77년 경영이념에 ‘사회환원을 노력한다’는 항목을 집어넣었다. 공장 부지 부족으로 당시 주력 사업장이던 부산을 떠나 포항으로 옮기게 되자 장상태 회장은 부산제강소 부지 매각으로 생긴 특별이익금 중 100억원을 출연해 1996년 대원문화재단(현 송원문화재단: 이사장 추경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을 설립했다.

2001년 취임한 장세주 회장은 재단 설립 목적인 지역사회봉사와 장학사업을 더욱 확대해나가고 있다. 그는 추가로 200억원을 출연해 사업장 인근 지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이공계 장학사업 등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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