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박 NLL침범 긴박했던 2시간37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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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식별 선박 한척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남하하고 있다. ×× 고속정편대, 미식별 선박의 검색을 위해 긴급출동하라. " (24일 오전 2시50분 : 해군 2함대사령부 상황실, 레이더 감시활동 중 어선의 NLL 침범 파악)

"알았다. 긴급 출동한다. " (고속정 편대장)

해군은 24일 새벽 서해 NLL을 침범한 북한 어선을 퇴각시키기 위해 2시간37분 동안 긴박하게 움직였다.

현장으로 출동한 고속정편대는 오전 4시5분 북한 어선을 발견하고 기적을 울리고 발광신호를 보내면서 대공 마이크로 "대한민국 해군이다. 어느 국적의 선박인가" 라며 정선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북한 선박에 탑승한 선원 5명은 "접근하지 말라우" 라고 외치며 명령에 불응했다.

특히 이들은 "가까이 오면 횃불을 던지겠어" 라고 강력히 반발한 뒤 시위기동하면서 지속적으로 정선명령을 내리는 우리 해군 고속정에 횃불을 던졌다. 횃불은 고속정까지 날아오지 못하고 바다로 떨어졌다.

지속적인 정선명령에 불응하자 고속정은 오전 4시50분 "정선하지 않으면 발포한다" 며 세차례에 걸쳐 사격 경고방송을 했다.

그래도 불응하자 무전으로 작전을 지휘하던 2함대 사령관은 "고속정편대장, NLL을 침범해 정선명령에 불응하는 북한 선박에 경고사격을 실시하라" 고 지시했다.

2분 뒤 고속정 편대는 북한 어선 50야드 전방에 K-2소총 공포탄 9발을 발사했다.

이윽고 북한 어선은 저항을 멈추고 "기관 시동 후 올라갈테니 접근하지 말라" 며 복귀 의사를 표명한 뒤 북쪽으로 선수(船首)를 돌려 항해하다 이날 오전 5시27분 도로 NLL을 넘어 돌아갔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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