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걸' 이윤정 솔로2집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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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음악적 욕심만 고집해서는 안된다는 걸 깨달았죠. 많은 분들이 좋아할 수 있는 음악을 통해 저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삐삐밴드의 삐삐걸 이윤정이 돌아왔다. 1998년 솔로 데뷔 앨범 '진화' 를 발표한 이후 3년 만에 2집 '시듀스' (Seduce)를 이번주 출반한다.

95년 강기영(달파란)등과 함께 한 삐삐밴드의 보컬 이윤정은 신선했다. 삐삐밴드 시절 1집 '문화혁명' 과 2집 '불가능한 작전' 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유쾌한씨의 껌씹는 방법' '딸기' 등의 노래에 젊은 팬들은 환호했다.

96년 뉴욕으로 음악공부를 떠났던 이윤정이 2년 후 내놓은 '진화' 는 본격적인 테크노였다. 대중은 그러나 너무 본격적인 이윤정의 정통 테크노 대신 일명 '뽕짝 테크노' 로 불린 이정현류의 음악에 손을 들어줬다. 99년 다시 런던으로 패션 공부를 떠났던 그녀는 지난 4월 귀국했다.

이윤정의 새 앨범은 음악적 고집과 대중성 사이에서 타협한 산물로 보인다. 대부분의 노래를 댄스 가요를 주로 만들어온 젊은 작곡가 윤일상이 만들고 앨범 프로듀싱도 했다.

타이틀곡 '시듀스' 는 전형적인 댄스 가요로 삐삐밴드 시절의 이윤정을 좋아하던 옛 팬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겠다. 반면 가재발이 곡을 쓴 '통제가 안돼' '오시리다' 를 통해 본격 테크노 역시 놓치지 않고 있으며, 유재하의 곡을 리메이크한 '우울한 편지' 나 '어제 이 시간' 등에서는 충분한 서정미도 보여준다. 여전히 쾌활하고 장난기 많은 이윤정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할지 주목한다.

글=최재희.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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