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국방 “어뢰 직접 타격에 의한 침몰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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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일 해군 천안함 폭발·침몰 원인과 관련, “어뢰와 기뢰, 두 가능성이 다 있지만 어뢰에 의한 가능성이 좀 더 실제적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이 “어뢰와 기뢰 공격 중 어느 쪽 가능성이 높으냐”고 묻자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특히 천안함 절단면에서 ‘C’자형 곡선이 나타난 이유에 대해 “어뢰 공격에는 직접 타격해 맞히는 방법이 있고, 어뢰가 함정의 밑에서 폭발하면서 버블제트(Bubble jet·일종의 물대포)를 일으켜 배 허리를 분지르는 방법이 있는데, 거기서 보이는 것은 직격한 경우에 나올 수 있는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가 1일 공개한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에는 천안함의 마스트(선체 중심 갑판의 수직 기둥) 뒷부분에서 ‘C’자 모양의 곡선으로 잘린 절단면이 나타났다. 김 장관은 “북한이 수중 폭발을 일으켜 버블로 공격하는 방식의 어뢰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천안함 침몰 당시 발생한 폭발력 규모가 “(북한이 보유한 어뢰 폭발력) 폭 안에 있다”고도 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당시 탐지한 지진파(규모 1.4~1.5)를 TNT 폭발력으로 환산하면 170~180㎏으로, 북한의 어뢰가 대략 이 범위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북한 해주·비파곶·남포 기지 중 한 곳에 있던 잠수정 두 척이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보이지 않았지만 (공격) 연관성이 약하지 않나 판단한다”면서도 “(침몰과 관련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반잠수정에 의한 어뢰 폭격 가능성 질문에 대해선 “열려 있는데, 빠른 유속이고 기상이 불량해 대단히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러나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반잠수정에 대해 "레이더 포착이 제한되는 것은 맞다”고 부연했다.

어뢰 공격 흔적이 음파탐지기(소나)에 잡히지 않은 데 대해선 “그날 같이 풍랑이 세서 잡음이 많은 상태에선 경우에 따라 놓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폭발 3분 뒤에 찍은 TOD 영상의 함선 절단면에 열감지 흔적이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바다 가운데이기 때문에 바닷물에 열이 금방 식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그러나 천안함 내부 폭발이나 천안함이 싣고 있던 폭뢰의 폭발, 천안함의 피로파괴 가능성에 대해선 모두 부정적 언급을 했다. 북한군이 6·25전쟁 당시에 사용했던 기뢰의 폭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에게 확인해봤는데 폭발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천안함 폭발 원인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 중”이라고 강조했다.  

강민석·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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