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캐나다 영주권 포기하고 서른에 군입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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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캐나다 이민자가 영주권을 포기하고 서른살의 나이에 한국군에 자원 입대, 10년 아래 동료들과 함께 신병교육을 받고 있다.

지난달 29일 입대한 육군 36사단 신병교육대 소속 장재혁(張宰赫.30)훈련병.

1991년 영동고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張훈련병은 94년 4월 가족들이 캐나다로 투자이민을 하면서 영주권을 얻었다.

張훈련병은 96년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를 졸업하고 97년 귀국, 학업과 군복무를 병행할 생각에 방위산업체 복무를 모색했으나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시절이라 취업이 되지 않아 캐나다로 되돌아갔다.

하지만 평소 한국 남자로서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싶다는 소신을 갖고 있던 그는 부모에게 자원입대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원도에서 군생활을 한 아버지 장기양(64.張基陽)씨가 아들의 뜻을 흔쾌히 받아들여 張훈련병은 지난해 12월 영주권 포기절차를 밟고 지난 2월 입대를 신청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국내에서 신학을 공부할 계획인 그는 "떳떳이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자원 입대했다" 며 "군생활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제대하면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신앙인이 되겠다" 고 말했다.

신병교육대장 허준환(47.許俊煥)중령은 "張훈련병은 적지 않은 나이에 힘든 훈련을 받으면서도 항상 당당함과 자부심을 잃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원주=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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