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뉴스] 못믿을 기업경기 실사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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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흔히 BSI(Business Survey Index)로 불리는 기업경기 실사지수는 기업인들의 경기전망을 지수화해서 경기 변화를 짚어내자는 것이다. BSI가 1백 이상이면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 같다고 느끼는 기업이 조사대상 중 절반 이상이란 뜻이며 1백 이하는 그 반대다.

과연 BSI가 경기를 정확히 진단하고 있는 것일까. 한국은행 관계자는 "BSI 자체가 심리적 수치인 데다 요즘처럼 경기가 나쁜 때일수록 '좋아졌으면' 하는 기대감이 가세해 실제로 나타난 결과와는 괴리가 있을 수 있다" 고 말했다.

올들어 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은행.산업은행 등 여러 기관들이 BSI가 호전되거나 이미 1백을 넘어섰다는 조사 결과를 잇따라 내놓았지만 현장 경기는 여전히 안개 속인 것도 이런 괴리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사기관마다 수치도 제각각이다. 실제로 대한상의가 전국 2천개 제조업체를 표본으로 분기별로 조사하는 BSI의 경우 올 1분기에 2분기 경기를 전망한 지수는 1백이었다. 그러나 2분기 중에 경영실적이 실제 나아졌는지(실적지수)를 물었더니 82에 불과했다.

대한상의 박형서 경영조사팀장은 "BSI는 경기 순환의 방향을 신속히 가늠하는 데 유용하지만 수치의 크기 자체에 지나친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고 말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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