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대회도 제패 세계무대로 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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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4년 전 프로에 입문하자마자 왕위전과 LG배 본선에 오르며 이세돌의 뒤를 이을 기재로 주목받았던 박정상(사진)4단이 2년여의 침묵을 깨고 신예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달 29일의 SK가스배 신예10걸전에서 안영길5단을 2대1로 누르고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본 것이다. 처음 몸담은 프로세계가 의외로 쉬웠던 탓인지 잠시 슬럼프의 터널로 빠져들었으나 곧바로 전력을 재정비해 도약에 나선 스무살 유망주 박정상을 만나봤다.

-첫 우승 소감은.

"말할 수 없이 기쁘다. 1차 목표를 이뤘다. 2차 목표는 내년 정규대회에서 우승해 세계무대로 나가는 것이다."

-안영길5단과의 결승전 최종국은.

"중반에 접어들어 형세가 혼미해졌다. 두개의 대마가 위태로웠지만 최강으로 버텼다. 정확한 코스라면 대마가 잡혔을텐데 안5단이 초읽기에 몰려 실수한 것 같다."

-장고파로 소문났는데 TV속기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은.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요즘엔 장고를 하지 않고 있다. TV바둑이 체질에 맞는 것 같다."(박정상은 올해 한국리그 범양건영의 3장으로 5승1패를 거두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짓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현 바둑계의 강자들을 꼽는다면.

"이창호9단이다. 그가 최강자다."(박정상은 이창호 외엔 아무도 거명하지 않았다.)

-이창호의 어느 점이 가장 무서운가.

"실수를 하고도 냉정하게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 정신력이다. LG정유배 결승2국에서 덜컥수를 두고도 기어이 반집승을 거두는 그 깊은 수양을 본받고 싶다."

-누구의 바둑을 주로 공부하는가.

"중국의 구리(古力)7단의 기보를 많이 본다. 독창성.강인함.도전적 자세 등이 재미있다. 구리는 '사상 최강의 아마추어'라고 불리는 허점 많은 사람이지만 장점 역시 아주 많다."

-이창호를 넘어 최강자가 될 자신이 있는가.

"매일 최선을 다하다 보면 길이 열리지 않겠는가."(박정상은 충암연구회와 양재호 연구실을 오가며 하루를 보낸다. 체력단련은 등산. 취미는 인터넷 게임. 이번 우승으로 친구들에게 한턱 내다 보니 적자가 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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