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 질문] "수돗물 10부제라도 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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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1일 국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은 '가뭄대책 질의' 가 됐다.

본회의 시작부터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은 "농민들이 횃불을 들고 밤새 땅을 파고 있지만 물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는다" 며 "이런 문제들을 전 각료와 함께 집중 논의해 달라" 고 당부했다.

의원들은 "농민들의 가슴이 타고 있다" (자민련 安大崙), "차량 10부제가 아닌 수돗물 10부제를 시행해야 할 상황" (한나라당 李仁基)이라며 가뭄을 걱정했다. 시급한 가뭄 극복 대책도 촉구했다.

민주당 강운태(姜雲太)의원은 "비상사태에 준하는 작전 개념으로 군(軍)의 인력.장비를 투입하라" 며 "가뭄대책 사업비는 지방자치단체가 신속히 선(先)집행한 뒤 사후 정산토록 하자" 고 요구했다.

姜의원은 "가뭄이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민주노총은 12일 연대파업을 유보해 달라" 고 호소했다.

한나라당 박재욱(朴在旭)의원은 "가뭄 피해지역을 농업재해 지역으로 선포, 세금을 감면해주고 생활비.학자금을 지원해주자" 고 제안했다.

"보상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재해보험기금을 설치하라" (민주당 李正一)는 의견도 나왔다.

의원들은 "되풀이되는 정부의 임시방편 가뭄대책에 답답할 뿐" (박재욱), "2006년부터는 물부족 국가가 된다" (강운태)며 항구적인 '치수(治水)대책' 도 따져 물었다.

이정일 의원은 "북한의 산림 황폐지에 '녹색댐(푸르고 울창한 산림을 지칭)' 을 건설, 우리 쪽 임진강과 북한강 수계의 홍수.가뭄피해를 영구히 막아보자" 고 제안했다.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갈수기(渴水期)때 북한 금강산댐의 전력생산을 줄여 물을 남쪽으로 보내주면 대신 남측이 전력을 생산해 북으로 보내는 '남전북수(南電北水) 연동제' 도 검토해 보자" 고 했다.

이한동(李漢東)총리는 "앞으로 10여일이 가뭄 극복의 고비" 라며 "민.관.군 총동원 체제를 구축하고, 돈이 부족해 가뭄 피해가 확산하는 일이 없도록 자금을 지원하겠다" 고 밝혔다.

李총리는 "피해 농민에 대한 추가보상 등 지원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 며 "농수 부족 등 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댐건설과 농업용수개발 장기계획도 세워 나가겠다" 고 답변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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