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만화 '택시 생각'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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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택시 생각' 이라는 인터넷 네 컷 만화가 요즘 인기다.

작가는 개인택시 운전기사 박영서(朴英緖.53.서울 강동구 고덕동)씨다.

승객들과 나눈 세상 얘기들을 소재 삼아 사이트(http://www.taxithink.net)에 띄운다.

올초 한 여대생 승객을 태운 것이 '택시 생각' 의 탄생 계기다. 술에 취해 "취직이 안돼 죽고 싶다" 며 울먹이던 그녀에게 朴씨는 자신의 좌절담을 곁들여 "희망을 잃지 말라" 고 조언했다. 그 자신이 잘 나가던 광업회사의 전무로 일하다 1997년 말 IMF 한파로 사직하고 핸들을 잡은 처지.

1주일 뒤 '아저씨의 격려에 큰 힘을 얻었다' 는 감사편지를 받고 그는 "내가 모는 택시가 하나의 작은 세상" 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 뒤부터 승객들과 나눈 얘기와 덕담들을 메모하기 시작했지요. 인터넷과 그림 공부도 따로 했고요. "

사이트를 만든 건 지난 3월. 전자공학을 전공한 큰아들(贊珠.26)의 도움을 받았다. 오전 3시 귀가해 녹초가 된 몸으로 그는 그림을 그린다. 그러고는 생활만화.시사만화 등 주제별로 분류해 사이트에 담는다.

만화 말고도 각종 조언과 속담 해설.해몽.자동차상식 등이 매일 사이트를 다양하게 꾸민다. 사이트 게시판에는 '감동을 받았다' '더욱 분발해 달라' 는 등의 답장도 줄을 잇는다.

"어려운 경제 등으로 괴로운 사람들에게 내 만화가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 는 朴씨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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